달리는 사물인터넷株…뒤쫓는 3D프린터株…추락한 비트코인株
올해 기대를 모았던 신기술 테마주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비상했고 비트코인은 추락했다. 연초 ‘반짝’한 뒤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3D프린터 관련주는 최근 재상승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미래 기술인 만큼 상용화 가능성과 정책 방향뿐 아니라 실제 산업과 관련해 발생하는 매출이나 수주가 있는지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기술 테마주 중 올 상반기 증시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사물인터넷주다. 사물인터넷이란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사물 간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조3000억원 규모인 국내 사물인터넷시장을 2020년까지 3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사물인터넷 집중 투자 계획을 밝힌 효성ITX는 올 들어 주가가 199.1% 상승했다.

달리는 사물인터넷株…뒤쫓는 3D프린터株…추락한 비트코인株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ITX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11%와 12% 증가한 2900억원과 106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신규사업인 사물인터넷에서의 성과가 본격화하면 주가는 더 탄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주파수(RF) 커넥티비티가 주력인 기가레인과 함께 자동차와 항공기, 정보기술(IT)제품 내장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MDS테크도 사물인터넷 관련주로 꼽힌다. 두 종목은 올 들어 각각 124.2%, 47.8% 올랐다.

반면 연초 ‘광풍’이라 불릴 정도로 기세가 드높았던 비트코인 관련주는 열기가 한풀 꺾였다. 환율과 물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트코인은 인터넷상의 가상화폐다. 그러나 변동성이 크고 투기 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시들해졌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면서 게임서비스에 비트코인 결제를 추가했던 라이브플렉스는 올 1월 고점 대비로는 33.1% 하락했다. 비트코인 채굴용 반도체 부품으로 주로 쓰이는 자일링스사의 국내 판매처인 매커스도 연중 최고가였던 1월 고점 대비 26.5% 떨어진 상태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종목까지 한때 급상승했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비트코인 관련 사업을 하더라도 기존 사업부문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 회사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함께 주춤했던 3D프린터 관련 종목은 지난달 30일 한국3D프린팅협회 출범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3D프린터는 설계도에 따라 자동차 부품이나 의료용 소재 등 사물을 찍어내는 기술이다. 3D프린팅협회엔 삼성전자, SK텔레콤, NHN 등 대기업이 대거 가입했고 정부도 3D프린팅 제조혁신지원센터 설치 등 산업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덕분에 3D프린터 완제품을 자체 개발한 하이비젼시스템 주가는 지난 4월 이후의 내림세에서 벗어나 최근 한 달간 19.7% 올랐다. 3D프린터 관련 제어 기술, 열처리 기술을 각각 보유한 TPC와 스맥도 10.5%, 12.9%씩 상승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술과 시장성 등 한국 업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분명한 성장 산업”이라며 “3D프린터 장비 제조 외에도 소재와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스캐닝 등 응용이 가능한 관련 시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