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왼쪽)와 이주열 한은 총재. / 한경 DB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왼쪽)와 이주열 한은 총재.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사진 왼쪽)이 13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됐다. 한국은행 총재에 이어 경제부총리를 연세대 상경대 동문이 맡게 됐다.

최 내정자는 연세대 경제학과, 올 4월 취임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같은 대학 경영학과 출신이다.

한은 총재에 이어 경제부총리에도 연세대 출신이 기용돼 실물경제와 통화금융 정책 수장을 연세대 동문이 차지했다.

연세대 상경대는 ‘연상고법(延商高法)’이란 표현이 있을 만큼 좋은 평판을 얻어왔다. 전통적으로 연세대는 상대가, 고려대는 법대가 강하다는 뜻이다. 학교 간판학과로 자리매김 했지만 연세대 상경대 출신 인사가 ‘실물경제·통화정책 투톱’을 동시에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권 실세로 꼽히는 최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을 주도하는 강한 리더십이 기대된다. 관료 출신에 부처를 통솔한 경험이 있고 정무감각도 지녔다는 평가다. 다만 독립적 역할과 위상을 가진 한은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 관심사다.

이런 측면에서 경제정책 파트너인 한은 총재가 같은 대학 동문인 점이 어느 정도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 섞인 전망도 나온다.

민간에서 손발을 맞출 금융계에도 최근 연세대 인맥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상경대를 졸업한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은 모두 연세대 출신 금융계 인사들의 모임인 ‘연금회’ 멤버다. 연세대 출신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국내 최초의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영문74)과 김한조 외환은행장(불문75) 등도 연금회 인맥에 속한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장은 “내년 연세대 상경·경영대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경사스러운 일” 이라며 반겼다. 그는 “연세대 하면 상경대를 떠올리는데, 그간 정·관계보다는 금융계·재계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 컨트롤타워가 동문 인사들로 채워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학장은 “최 내정자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거쳤고, 이 총재 역시 부총재까지 지낸 뒤 이례적으로 한은 내부 인사가 총재직까지 오른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 이라며 “동문들이 힘을 합쳐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잘 이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최 내정자는 2기 경제팀을 함께 이끌 안종범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과도 위스콘신대 인맥으로 연결돼 있다. 이번 개각에서 유임된 윤상직 산자부 장관 역시 위스콘신대 출신. 최 내정자가 윤 장관과 ‘함께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에선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 내정자와 같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조윤선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지명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도 연세대 후배(정치외교학과)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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