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쿨비즈 대전' … 유니클로 이길 토종 브랜드는
[ 오정민 기자 ] 이른 더위로 패션업계에서 '쿨비즈' 수요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면서 각 업체들은 쿨비즈 관련 신상품 판촉에 나섰다. 시원한 감촉의 냉감 기능과 땀을 배출하고 빨리 마르는 흡습속건 기능을 갖춘 내의와 정장에 초점을 맞췄다. 쿨비즈는 영어 '쿨(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합성어. 반팔 와이셔츠와 노타이 등 간소한 복장을 말한다.

SPA 기능성 내의 전쟁 … 안부터 '서늘하게'

제조·직매형 의류(SPA)의 기능성 내의 전쟁이 뜨겁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겨울철 히트텍에 이어 여름철 에어리즘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국내 SPA 브랜드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에어리즘의 항균 방취 및 접촉 냉감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오는 12일까지 사연 응모를 통해 총 1만장을 무료 증정하는 체험 마케팅을 펼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SPA 브랜드 데이즈는 '쿨리즘'을 내놓으며 유니클로에 도전장을 냈다. 쿨리즘은 효성과 공동 기획, 냉감 및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아스킨 소재를 적용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길어진 여름으로 냉감소재 상품 매출이 매년 20%에서 30%씩 늘고 있다" 며 "원사를 비수기에 대량으로 매입해 원사 가격을 20% 이상 낮춰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에버랜드의 SPA 에잇세컨즈는 에어리즘 대항마로 '원더 아이스'를 내놨다.
한국인의 인체특성을 고려해 착용감을 개선한 나시, 반팔티셔츠, 레깅스, 탱크탑 등 총 12가지 스타일의 제품을 선보였다.

속옷 업체들도 질세라 여름용 상품을 내놨다. BYC는 냉감 원사로 제작한 내의 '보디 드라이'를 출시했다. 남성용으로는 T셔츠, 탱크탑, 런닝, 드로즈, 반바지 등을 선보였다.

남성복 브랜드 쿨비즈 공략기 … 더 가볍고 시원한 재킷

예년보다 더운 여름과 전력난에 따른 냉방 온도 규제 등으로 지난해부터 남성복 쿨비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남성복 업체들은 재킷과 피케 티셔츠 등 여름철 쿨비즈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업무상 예의를 지키기 위한 복장을 보다 가볍고 시원하게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삼성에버랜드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 로가디스는 울트라라이트 재킷, 아이스 언컨 수트와 플라잉 재킷을 내놨다.

갤럭시의 울트라 라이트 재킷은 완제품 중량이 310g에 불과하다. 초경량 소재를 사용하고 재킷의 내부 부자재도 최소화한 덕이다. 울실크 혼방으로 구김이 잘 가지 않게 하는 데 신경을 썼다.

로가디스의 아이스 언컨 수트는 골격 역할을 하는 모심(옷의 형태를 잡아주는 심지)을 최소화하고 어깨패드 두께를 일반 수트보다 줄였다. 특수 냉감가공 처리를 통해 착용시 온도를 1도 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다.

세정의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은 솔리드, 체크 등 다양한 디자인의 냉감소재 재킷을 출시했다. 쿨맥스, 사라쿨, 아스킨 등 기능성 냉감소재의 여름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점당 공급량도 예년보다 20.4% 늘렸다.

세정 관계자는 "인디안 인디고블루색 여름점퍼는 5월 3주차까지 1000장 가량 판매돼 4월 매장 입고량의 절반 가까이 팔렸다" 며 "남성 정장 브랜드 브루노바피의 린넨 혼방 재킷은 이번 시즌 누계 판매율 70%를 돌파해 현재 리오더 생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LF가 운영하는 타운젠트는 쿨링 수트에 이어 린넨과 실크 소재를 혼방한 린넨 재킷을 주력 상품으로 선보였다. 실크의 은은한 광택감이 돈다는 점이 특징이다.

SPA 유니클로도 드라이 피케 폴로셔츠, 하프팬츠 등을 중심으로 쿨비즈 제품을 내놨다. 이날까지 슈퍼 쿨비즈 아이템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쿨비즈 아이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며 "올해는 일본 현지 라인의 일부분만 들여왔는데 내년엔 물량과 품목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에는 남성복의 채도와 명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진하고 선명한 푸른색과 흰색, 파스텔톤의 색상으로 산뜻하고 시원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