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넥스포 현장을 찾은 바이어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1324개 와이너리가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는 바이어와 관람객 등 1만6800여명이 방문했다.  /비넥스포 제공
비넥스포 현장을 찾은 바이어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1324개 와이너리가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는 바이어와 관람객 등 1만6800여명이 방문했다. /비넥스포 제공
“칠레 와인 붐이 일어난 국가는 많지만 그 기세가 계속 오르는 곳은 한국 시장이 유일합니다.”

최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넥스포(VINEXPO) 아시아퍼시픽 홍콩’ 현장에서 만난 크리스티안 로페즈 콘차이토로 아시아 대표는 “한국 와인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넥스포 홍콩은 프랑스 보르도에서 개최되는 비넥스포의 아시아판이다. 1998년부터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는 1324개의 글로벌 와인제조회사가 부스를 차렸고, 1만6800여명의 바이어가 방문했다. 한국 업체로는 아영FBC, 대유와인, 금영, 신동, 롯데주류, 현대백화점 등이 바이어 자격으로 현장을 찾았다.

전시관은 3층 프랑스 와인 전문관과 1층 세계 와인 전문관으로 구성됐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칠레 와인은 1층 왼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로페즈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과거엔 ‘비싼 맛’에 와인을 마셨다면 최근 들어서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고르고 있다”며 “고가의 프랑스 와인보다 칠레, 스페인, 이탈리아 와인 등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와인의 성장세가 높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칠레 와인은 2012년에 비해 판매량이 20.5% 늘어나면서 한국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이 24.7%를 기록했다. 스페인(21.6%), 이탈리아(15.2%)가 뒤를 이었다. 대표 제품은 콘차이토로의 ‘카시예로 델 디아블로’, 몬테스의 ‘몬테스 알파’, 에라주리즈의 ‘돈 막시미아노’ 등이다.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인 것은 칠레뿐이 아니다. 미국 ‘잭슨와인패밀리’의 아시아 판매를 총괄하는 톰 크릭스하우저 디렉터는 “캔달잭슨 빈트너스리저브가 한국에서 많이 판매된 것을 알고 있다”며 “더 많은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 ‘이건희 와인’으로 유명한 ‘티냐넬로’ ‘샤시카이야’ 등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회사 ‘안티노리’도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욤 드글리즈 비넥스포 대표는 “한국 와인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일본과 아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중국의 중간 단계”라며 “글로벌 와인 회사들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시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홍콩=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