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최근 인터넷 쇼핑몰 솔루션을 제공하는 심플렉스인터넷과 함께 국내에서 ‘온라인 수출 세미나’를 열었다. 행사에 참여한 네이트 애킨스 아마존 동아시아세일즈총괄은 “고품질 패션 제품이 많고 내수 전자상거래 경험이 많은 한국 시장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는 아마존이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국내 네트워크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 일본 최대 오픈마켓 업체인 라쿠텐은 올초 한국어 사이트(global.rakuten.com/ko)를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국내 소비자 유치에 나섰다. 네이버에 공식 블로그도 개설해 이용 방법과 각종 프로모션 정보도 제공한다. 최근엔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해외 배송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18조 오픈마켓 지각변동…고민에 빠진 네이버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일본 라쿠텐 등이 한국에 본격 상륙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 급격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온 이베이코리아(지마켓·옥션)와 SK플래닛(11번가)뿐만 아니라 네이버 등 포털 업체들도 새로운 구도 변화를 주목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18조원 시장 노리는 공룡들

최근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선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이 이슈다. 연매출 744억달러(약 76조4000억원)인 아마존은 알리바바와 함께 글로벌 오픈마켓 시장의 ‘쌍두마차’다. 아마존은 올초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사장을 한국법인장으로 영입했다.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사업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하반기부터는 오픈마켓 사업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淘寶)’라는 오픈마켓 서비스로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도 최근 한국지사장을 선임하는 등 시장 공략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알리바바는 게임 퍼블리싱(개발사에서 게임을 받아 출시하는 것) 사업으로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딜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사업인 오픈마켓 시장에도 곧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최근 국내 유통 시장에서 ‘해외 직구(직접 구매)’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 거래액은 18조6200억원으로 전망된다. 2009년의 9조7000억원에 비하면 5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수수료 없애는 네이버

글로벌 업체들의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포털 강자인 네이버는 거꾸로 오픈마켓 시장에서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자사 오픈마켓 서비스인 ‘샵N’을 접고 다음달부터 새로운 플랫폼 ‘스토어팜’을 선보이기로 했다. 스토어팜은 판매상이 자유롭게 상품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존 샵N과 달리 네이버가 받아가는 수수료가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동안의 독과점 논란, 기존 사업자 등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검색업체 본연의 취지에 맞춰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겠다는 게 1차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픈마켓 시장을 네이버가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조성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판도 변화를 지켜보며 시장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