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른 원화 강세 현상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원·달러 환율 1000원 붕괴도 각오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엄습하기도 했지만 당분간 한시름 놓아도 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12일 오전 10시42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원 오른 1025.50원을 나타내고 있다. 3거래일 연속 반등에 나서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76포인트(0.14%) 떨어진 1953.68을 기록 중이다. 환율로 인한 투자심리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 수출주들은 엇갈린 모습이다. 전기전자가 1.02% 오르는 반면 자동차는 1.86%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원화 강세 현상보다는 원화가치 상승 속도가 증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20~1030원 수준에서 쉬어가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의심이 점차 걷히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달러화 약세의 배경에는 미국 경기 지표 부진과 이에 대한 엇갈린 해석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 저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미국 경기가 2분기부터 정상궤도로 진입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정부가 지난 9일 외환시장 구두개입에 나선 점도 기대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의 시장개입은 원화 강세 속도 조절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이라며 "특히 세월호 침몰 사고 영향으로 내수경기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정부가 원화의 일방적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화강세 속도가 둔화되면서 국내 증시도 최근 벌어진 글로벌 증시와의 수익률 격차를 좁혀갈 것"이라며 "다만 새로운 모멘텀이 부각되는 시점은 아니기 때문에 강한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