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내 증시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권의 매도 공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미국 경제지표도 엇갈려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는 점은 2000선 재도전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증권가에서는 대내외 경제환경과 실적을 감안할 때 경기 민감 대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간밤 미국 증시는 실적 호조에 소폭 상승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애플의 실적이 기대를 웃돌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져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내구재 주문은 지난 3월 전월보다 2.6% 증가해 예상(2.0%)을 상회했다. 고용지표인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2만9000건으로 전망치인 31만5000건을 웃돌았다.

코스피지수는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의 매도에 밀려 2000선 문앞에서 주저앉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에도 1000억 원이 넘는 기관 매도 물량 탓에 지수는 1990선으로 밀렸다. 외국인은 매수 기조를 이어갔지만 강도가 낮아졌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 2000선 부근에서 방향성 부재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며 "지수의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뚜렷한 주도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수 부진이 장기화되거나 추세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2000선 안착이 좌절된 요인을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 악화나 대외변수에 대한 우려감이 아닌 수급과 심리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24일 발표된 한국의 1분기 GDP 결과를 보면 성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가질 수 있다"며 "선진국 경기 상승 동력(모멘텀)도 양호하고 신흥국과 선진국 간 경제환경 격차도 갈수록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기 민감 대형주에 대한 대응을 늘리라고 제안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1분기 기업 실적을 살펴보면 IT·자동차 등 경기 민감 대표 기업들이 선전했음을 알 수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실적에 힘입어 코스피 상승 흐름이 유효할 것으로 보고 대형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라고 추천했다.

그는 "실적 시즌 중반부를 향해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실적과 주가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형주 중심의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실적 불투명성을 걷어냈거나 실적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IT와 관련부품, 화학, 태양광 등을 우선적으로 담으라"고 말했다.

이날 실적발표가 예정된 기업은 기아차,삼성SDI,KB금융,하나금융지주,두산인프라코어 등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