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시작된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주요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최근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된 성남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 전경. 한경DB
25일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시작된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주요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최근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된 성남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 전경. 한경DB
“지난해 4억원을 밑돌던 분당신도시 느티마을3단지 전용 66㎡ 호가가 최근 5억원까지 뛰었습니다. 수직증축에 따른 사업성 개선 기대감에 투자 문의도 부쩍 늘었어요.”(성남시 정자동 제일공인 관계자)

25일부터 지은 지 15년 이상된 기존 아파트를 3개 층까지 올려 지을 수 있는 이른바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대가 열린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에 대해선 투자자들의 문의도 크게 늘었다. 기존 가구 수 대비 15%까지 늘어난 아파트를 일반분양해 조합원 비용 부담을 종전의 절반 수준까지 줄일 수 있게 돼서다.

임대소득 과세 내용을 담은 ‘2·26 임대차시장 대책’ 이후 재건축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리모델링이 당분간 주거정비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들어 거래 활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서울 강남과 분당신도시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6곳이 이미 시범단지로 선정돼 가격도 상승세다.

조합설립 인가 이후 시범단지로 뽑힌 야탑동 매화공무원1단지의 전용 59㎡ 아파트는 임대차 대책 발표 이후 최대 3000만원 올랐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올 들어 매달 10여건씩 거래되고 있다”며 “리모델링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의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도 강세다. 서울 개포동 대청아파트 전용 39㎡는 이달 4억1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져 최근 2개월 사이 2000만~3000만원 상승했다.

새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단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업 추진을 중단했던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재검토 중이다. 서울 행당동 신동아, 창동 상아1차, 불광동 미성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박수영 창동 상아1차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은 “강남과 분당 등의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먼저 활성화된 뒤 강북지역으로 순차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업 확보 나선 건설사들

일반분양 없이 ‘1 대 1 리모델링’으로 추진된 서울 청담동 ‘래미안 로이뷰’와 대치동 ‘래미안 하이스턴’ 사업을 올초 마친 삼성물산은 영업·기술 부문으로 구성된 리모델링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수도권 주요 리모델링 후보 단지들과 활발히 접촉 중이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그룹’을 출범시킨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성남시 야탑동 매화1단지 리모델링 사업에 단독 입찰했다. 서울 강남사업소 리모델링 파트를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펼치는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둔촌동 현대1차, 개포동 대치2단지 등 7개 사업을 수주한 상태다. 쌍용건설도 서울 오금동 아남아파트, 경기 수원시 정자동 동신1아파트 등 7개 단지에 대해 수직증축을 적용한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도 재건축·재개발팀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시장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상당 부분 대체”

앞으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가구 수를 15%까지 늘려 일반에 분양할 수 있다. 건설사들이 주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평면을 개발하고 새로운 공법을 적용하면서 종전 평균 2억원에 달했던 조합원 부담금이 1억원 선으로 줄어들면서 사업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리모델링이 재건축·재개발과 함께 주거환경 정비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15년 이상된 중층(15층 내외) 아파트 단지는 내부 인테리어 및 주차장 개선, 수직증축 등 리모델링 사업 범위가 다양해지게 됐다”며 “재건축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작년 말 현재 완공 15년 이상된 아파트는 442만가구에 이른다.

김동현/김진수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