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 농심 vs '불닭볶음면' 삼양식품…라면株, 실적 관전포인트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주(株)가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라면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올 들어 각각 4~24% 뛰었다.

다만 최근 가격 인상 예상시점이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주식시장의 관심이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라면주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 1분기 어닝시즌 승자는?…'불닭볶음면' 날개 단 삼양식품

1분기 어닝시즌의 승자는 '삼양식품'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24일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5%, 53.3% 뛴 821억 원, 46억 원이다. 농심, 오뚜기 등 라면 3사 중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농심의 예상 매출액은 1.9% 증가한 5420억 원, 영업이익은 1.97% 늘어난 3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오뚜기의 경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4.5%, 6.4% 수준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한우특뿔면' 등 고가 제품들의 인기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불닭볶음면'의 판매 호조에 주목했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에 출시된 제품이지만 지난해 말부터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한 방송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월 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큰컵 불닭볶음면의 경우 편의점에서 라면 제품 판매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6개월 만에 인기가 시들해진 '하얀국물 라면'과 달리 '볶음면'은 하나의 라면제품군으로 카테고리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팔도 '비빔면'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2배 가까이 커졌다. 팔도 '불낙볶음면', 농심 '하모니' 등 미투 제품들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볶음면의 카테고리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곳이 삼양식품이란 설명이다.

김지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구글 트렌드를 통해 '불닭볶음면'의 검색빈도를 보면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지속되는 동시에 '한우특뿔면'과 같은 여타 신제품으로도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불닭볶음면', '한우특뿔면' 등 고가 제품들은 기존의 메가브랜드인 '삼양라면' 대비 수익성 높다"며 "이들 제품의 매출 비중 확대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올해 대대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짜파구리'에 웃고 우는 농심

라면시장 점유율 1위 농심은 '짜파구리'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2월 MBC 예능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을 통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서 만든 '짜파구리'가 방영됐다. 이후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역대 최고 월매출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짜파구리'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69.6%로 전년 동기 대비 7.4%포인트 높아지기도 했다.

올 1분기에는 '짜파구리'의 인기가 식으면서 지난해 높은 기저효과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쟁업체들의 마케팅 강화도 농심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삼양식품이 27년간 지켰던 점유율 2위 자리를 차지한 오뚜기는 자리 굳히기를 위해 공격적인 판촉 행사를 벌였다. 삼양식품도 히트 제품들을 앞세워 2위 탈환에 나선 상태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짜파구리' 인기로 라면 판매량 기저가 높고 라면 업계 2, 3위 업체간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돼 전분기 대비 점유율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력 사업인 라면 실적 부진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판촉 강화로 점유율은 상승하겠지만 수익 개선폭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수익 제품의 판매 회복 등으로 올 하반기부터 점유율과 수익성이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