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황토나라양파즙
무안 황토나라양파즙
전남 무안군에 있는 황토랑양파즙영농조합법인(대표 신재준)은 지난 21일 홈앤쇼핑 방송 한 시간 만에 ‘무안 황토나라양파즙’ 5500세트를 팔았다. 2억원이 넘는 매출이다.

이 조합은 2012년 9월 중기 전용 홈쇼핑채널인 홈앤쇼핑을 통해 처음 방송한 지 약 1년 반 만에 2억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웬만한 중견업체도 세우기 힘든 기록이다. 황토랑양파즙영농조합 매출은 홈앤쇼핑에 방송을 내보내기 전인 2011년 4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4억500만원으로 뛰었다.

세라인터내셔널 ‘쿠삭 핸드백’
세라인터내셔널 ‘쿠삭 핸드백’
세라인터내셔널은 핸드백과 구두를 만드는 창업 4년차 국내 패션업체다. 20만원 선의 중저가 패션 아이템을 직접 생산·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이 회사는 지난해 홈앤쇼핑을 통해 방송한 후 활로를 찾았다.

황희 대표는 “첫 방송 후 주문이 늘었을 뿐 아니라 다른 홈쇼핑 방송사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계약하자는 전화가 오고 있다”며 “올해 지난해(8억원) 매출의 7배는 거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87개업체 지원

홈앤쇼핑이 2012년부터 지방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무료로 진행하고 있는 방송프로그램 ‘일사천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 판매가격의 30~35%를 차지하는 방송 수수료 절반을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홈앤쇼핑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까지 황토랑양파즙영농조합법인과 세라인터내셔널을 포함한 87개 업체가 이곳에서 무료로 제품을 알렸다. 첫해인 2012년 31개사, 지난해엔 56개사가 일사천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일사천리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과는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방송을 통해 판로를 찾게 됐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일사천리 방송으로 2012년 31개 기업이 26억7000만원, 지난해엔 56개 기업이 53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방송 후 인지도 제고 등으로 거둔 간접적 매출 증대 효과까지 합하면 일사천리 사업 성과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형락 중기중앙회 조합진흥부장은 “상품성과 기술력은 있지만 판로를 뚫지 못한 우수 지방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판로를 넓혀주자는 취지”라며 “올해는 무료방송 제품을 80개로 늘리고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직접판매비 지원도 검토"

홈쇼핑 광고방송을 하려면 방송 수수료 외에 무이자할부나 사은행사, 할인행사 등에 제품 가격의 8%가 직접판매비로 들어간다. 김 부장은 “내년부터는 직접판매비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하는 ‘으뜸중기제품’을 우선적으로 무료방송 지원사업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으뜸중기제품은 기술력은 있으나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초기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제품을 홍보해주는 사업으로 매달 4개 제품을 선정한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기청과 한경이 선정하는 으뜸중기제품은 기술성과 아이디어가 좋은 제품”이라며 “일사천리가 지원하려는 대상과도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