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2일 18:3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철도차량 제조업체인 현대로템이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신용등급 A+)이 만기 5년물 1000억원, 7년물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실시한 수요예측에 총 545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당초 모집액의 두 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만기별로는 5년물에 3000억원, 7년물에 2450억원이 각각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모집금액보다 많은 수요가 몰렸지만, 현대로템은 발행 규모를 늘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발행금리는 5년물은 현대로템의 회사채 민평금리(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회사채 금리 평균)에 0.10%포인트를 뺀 수준, 7년물은 민평금리에 0.16%포인트를 차감한 수준으로 각각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지난 21일 현재 현대로템의 민평금리에 적용하면 각각 연 3.70%와 연 4.07%가 된다. 현대로템이 수요예측 전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 범위는 5년물은 ‘민평금리-0.28%포인트~+0.02%포인트’, 7년물은 ‘민평금리-0.26%포인트~+0.04%포인트’였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임원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후광’을 등에 업고 있어 신용 위험이 낮은 데다, 금리도 연 4%대(7년물 기준) 수준이어서 투자 메리트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현대로템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올해 8번째로 공모 채권을 발행하는 회사다. 앞서 현대제철(발행액 4000억원·신용등급 AA0) 현대다이모스(1000억원·A+) 현대건설(2000억원·AA-) 현대파워텍(9000만달러·AA-) 현대로템(2000억원·A+) 현대하이스코(1600억원·A+) 현대위아(1500억원·AA0) 등 올 들어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모두 ‘그룹 후광효과’에 힘입어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훌쩍 웃도는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제조업체인 현대비앤지스틸도 23일 300억원(3년물)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벌인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