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2일 오후 4시32분

[마켓인사이트] 삼성, 순환출자 3년내 다 끊는다
삼성이 그룹 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앞으로 2~3년 안에 모두 없앤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축 회사 몇 개로 이뤄진 사업단위 소그룹 내 출자만 존재하는 식으로 바꾼다. 지난 몇 년간 경제민주화 기조 속에 순환출자가 비판을 받자, 이를 해소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카드, 삼성에버랜드 등 계열사 간 주식 매매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2일 “향후 몇 년 안에 그룹 내 순환출자를 모두 끊고 전자와 물산, 생명, 에버랜드 위주로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순환출자는 의도해서 만든 건 아니지만 언젠가는 풀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이번 기회에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바꾸기로 했다”며 “그동안 계열사 간 몇 건의 지분 매매가 있었는데, 앞으로 몇 차례 더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작년 6월 76개이던 순환출자 고리를 현재 54개로 줄였다. 또 추가 지분 정리 작업을 통해 연말에는 이 고리가 18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이날 삼성생명은 삼성카드로부터 삼성화재 주식 29만8377주(0.63%)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또 삼성전기와 제일기획, 삼성정밀화학, 삼성SDS는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총 1.63%를 이날 시간외거래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매각했다.

이는 금융사를 둘러싼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이 카드, 화재 등 금융 계열사 주식을 사모으는 대신 다른 계열사들은 삼성생명 주식을 모두 매각하는 것이다.

이 같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지분 매매는 지난해 시작됐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삼성전기 등이 가진 카드 주식 6.38%를 매입해 삼성카드 지분 34.4%를 확보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삼성SDI로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5.09%를 사들여 지분율을 7.81%로 높였다.

김현석/정영효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