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제조 계열사, 생명 보유지분 매각…삼성물산·전자 수혜 볼듯
삼성그룹의 제조 계열사들이 삼성생명 보유지분을 정리하면서 삼성그룹주 내 수혜주 찾기 움직임이 바빠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계열사 지분을 갖고 그룹 지배구조의 ‘허브’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가장 유력한 수혜주는 삼성물산이다. 삼성전자(4.1%)를 포함해 계열사 지분을 고루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삼성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합병 결정으로 주가가 크게 뛴 사례가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가정에 가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면서도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진행될수록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 계열사 지분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은 원론적으로 맞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독립리서치회사 올라FN의 강관우 대표는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의 시설투자가 줄고 있어 내년까지 최대 100조원의 현금이 마련될 전망”이라며 “이 현금을 자사주 취득 등에 활용해 지배구조 개편에 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주가 늘면 유통 주식주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늘고, 이는 다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수혜주로 지목했다. 대부분의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비상장사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들고 있는 삼성카드와 KCC를 수혜주로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분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삼성카드는 2011년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KCC에 매각했으며 남은 지분은 8.6%다.

삼성정밀화학도 수혜주로 꼽혔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사용할 수 없었던 불용자산인 삼성생명 지분을 팔아 현금을 수혈한 상황”이라며 “현금 유동성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김동욱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