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폴 뒤카 '마법사의 제자'
프랑스 근대작곡가 폴 뒤카의 교향시 ‘마법사의 제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판타지아’에 이어 60년 후 ‘판타지아 2000’으로 리바이벌됐을 정도로 흥미로운 줄거리를 가진 곡이다. 스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제자는 어깨너머로 배운 어설픈 솜씨로 지팡이에게 마법을 걸어 물 길어 오는 일을 시킨다. 멈추게 만드는 주문을 잊어버려 급히 도끼로 찍어버리지만 동강난 빗자루들은 모조리 살아나서 온통 물바다를 만들고 만다.

선진국 문턱에 도달한 척 온갖 폼을 잡던 대한민국이 사실은 마법사의 제자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밝혀졌다. 책임은 이번 사고의 직접 관련자에게만 있지 않다. 우리 사회 어디에나 만약의 사태를 결코 발생하지 않을 일로 보는 태도가 만연해 있으니 말이다. 우리 집부터 돌아봐야 한다. 소화기는 사 두었는지, 작동 여부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지!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