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고덕산업단지와 가까운 서정동 ‘롯데캐슬’ 전용 84㎡ 는 삼성전자의 산단 입주가 확정된 2012년 7월 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계속된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이 아파트 매매가는 강세를 이어가 현재 3억500만원 선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3% 이상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의 수원디지털시티 ‘모바일연구소’가 지난해 6월 문을 연 뒤 이웃한 수원 영통구와 권선구는 미분양 아파트가 대부분 팔려나갔고 기존 아파트값도 1000만~2000만원 뛰었다.

평택·수원 집값, '삼성벨트' 효과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평택과 수원 주택시장이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자리가 늘면서 인구가 증가하는 이들 지역에서 연말까지 15개 단지, 1만6500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쏟아진다.

평택 고덕산업단지(395만㎡)에는 삼성전자가 100조원을 투자하는 전자부품 및 의료기기 등의 생산공장이 내년에 들어선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2.6배에 달하는 만큼 새로 유입되는 인구만 1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주택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집계 결과 평택 아파트값은 2012년 4.46%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0.51%)와 올해 1분기(0.40%)에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연구소(R5)가 가동에 들어간 이후 수원디지털시티와 가까운 수원시 매탄동 ‘매탄 위브 하늘채’ 전용 59㎡ 매매값도 3억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2008년 입주 당시보다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수백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쌓여있던 권선동 ‘수원 아이파크시티 3차(1152가구)’도 지난 가을부터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돼 현재 수십 가구만 남았다. 덕분에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오는 10월께로 예정했던 아이파크시티 4차 분양시기도 여름으로 앞당길 계획이다.

삼성벨트 효과에 힘입은 이들 지역에서는 연말까지 평택 9207가구(7개 단지)와 수원 7321가구(8개 단지) 등 1만6528가구에 달하는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

현대건설은 다음달 평택 안중읍 송담택지지구에서 전용 85㎡ 이하로 구성된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 952가구를 분양한다. 우미건설도 앞서 이달 평택 소사벌지구서 전용 84㎡ 870가구를 공급한다. 평택은 지제역을 통해 서울 강남까지 2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수서발 KTX 개통(2016년)과 서해안 복선전철 개통(2019년) 등 교통망 개선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수원에서는 수원디지털시티로 출퇴근이 편리한 권선구(한화 꿈에그린·1324가구)와 영통구(동문 굿모닝힐·392가구) 등 도심권은 물론 신규 택지지구인 호매실지구(호반 베르디움·567가구) 등에서도 새 아파트 공급이 잇따른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