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1일 천하’였다. 지난 10일에 이어 18일에도 코스피지수 2000을 돌파한 지 1거래일 만에 다시 지수 2000선이 무너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하지 못하는 이유로 중국 경기불안(china)과 외국인 수급한계(demand), 기업 실적불안(earning), 펀드환매(fund) 같은 소위 ‘도·레·미·파(C·D·E·F) 리스크’를 꼽고 있다.

또 미끄럼…코스피 2000 가로막는 4가지

○2000선 안착 못한 ‘1일 천하’

21일 코스피지수는 0.25%(5.06포인트) 하락한 1999.22에 거래를 마쳤다. 펀드환매(883억원 순매도) 물량을 포함해 기관이 120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하루 만에 지수 2000선을 반납했다. 올 들어 지수 2000을 넘었던 거래일은 이달 10일(2008.61)과 18일(2004.28) 단 이틀에 불과하게 됐다. 장중 지수 2000선을 돌파한 3거래일을 포함해도 지수 2000을 넘은 순간은 손에 꼽는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가 코스피지수 2000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지는 이유로 3년간 지수 2000선이 박스권 상단을 이뤘다는 ‘학습효과’에 추가 상승을 방해하는 각종 위험 요인이 층층이 자리잡은 점을 꼽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지는 등 매수주체가 사라지면서 지수 추가 상승이 발목을 잡혔다”고 지적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익실현에 나선 펀드환매 탓에 장이 횡보하고 있다”며 “현재 펀드 설정액이 63조3000억원 수준으로 작년 11월 최저치(63조400억원)에 비해 여전히 3000억원가량 많은 만큼 아직 펀드환매가 끝났다고 보긴 힘들다”고 거들었다.

한국 경제와 관련성이 높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기업실적 불안이 큰 점도 위험 요인으로 분류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몇 년간 한국 증시를 괴롭혀온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다”며 “기업 실적발표 시즌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기관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엇갈리는 2000시대 전망

앞으로 코스피지수 2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를 놓고서도 전문가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양적완화 본격 축소 전까진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펀드환매 물량도 어느 정도 해소될 2분기 안에 지수 2000선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에서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상반기 중 2000선 안착은 힘들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신흥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7월께 지수 2000에 안착하고 박스권 상단을 뚫을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연중 지수 2000선에 안착하기 힘들 것으로 보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았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 분명히 드러나고 외국인의 매수 규모도 더 커져야 지수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원화 환율도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안정돼야 하는 등 지수대가 한 단계 높아지기 위해선 전제조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000선 안착은 불가능하고 연중 지수 2000선 언저리에서 공방이나 벌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동욱/황정수/김희경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