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친구들이 가장 가고 싶은 회사가 산업은행이에요.”

1995년생으로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산업은행 고졸 신입행원 네 명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이이슬(대동세무고·분당지점) 이준엽(서울금융고·시화지점) 고미송(선린인터넷고·본점 영업부) 씨 등 입사 동기인 이들은 지난해 12월 입행해 5주간의 신입사원 연수를 거친 뒤 올 1월 각 지점에 배치됐다. 지난해 6월 합격자 발표 후에는 입사 때까지 독후감 작성과 은행텔러 통신연수 등 과제를 함께했다.

이들은 산업은행 고졸 원서 마감을 앞두고 1년 전을 돌아보면서 후배들을 위해 값진 조언을 쏟아냈다.

“자소서 쓸 땐 자신의 경험부터 정리하라”

특성화고 2학년생들은 진학과 취업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한다. 취업 준비를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이이슬 씨는 “평소 신뢰하는 취업 선생님의 권유와 산은 입사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진학에서 취업으로 진로를 바꿨다”며 “부모님의 지지도 망설임 없이 지원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고 대답했다.

이준엽 씨도 “특성화고가 대학 진입장벽이 낮다는 생각에 입학했는데 때마침 고졸 채용 바람을 보면서 진학보다는 취업으로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미송 씨는 “취업은 배움의 끝이 아니라 계속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며 “4년간 등록금 대신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취업을 선택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산업은행 지원 당시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썼을까. 고씨는 산은 입사 선배가 소개해준 자소서 작성 책을 보면서 자소서 작성법을 익혔다고 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경험을 정리하고 키워드를 잡아서 경험을 하나씩 풀어가는 방법으로 자소서를 썼다는 설명이다.

이이슬 씨는 자신의 경험을 우선 정리해 볼 것을 조언했다. “처음엔 뭘 써야 할지 몰라 1시간 동안 멍하니 있었는데 제가 고교시절 했던 경험들을 한번 쭉 나열했어요. 전교 회장 활동, 학교 홍보도우미, 체육대회 때 플래시몹을 췄던 시간, 독도 아카데미 활동 등 자소서에 쓸 내용이 아주 많더라고요.”

올해 산업은행 자소서 항목은 입사동기, 고교시절 경험과 대외활동, 입사 후의 계획 등 세 가지다.

“대체휴일제에 대해 토론하라”

필기시험은 다음달 18일로 잡혔다.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을까. 성적이 상위권이었던 이준엽 씨는 ‘교과서 중심 공부’를 강조했다.

산업은행 필기시험은 교과(회계원리 상업경제 금융일반) 논술 직무능력검사 등 세 가지를 본다. 논술과 관련해 고씨는 “평소 신문을 통해 이슈를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놓은 게 큰 도움이 됐다”며 “경제신문의 사설과 칼럼을 꾸준히 읽을 것”을 권했다. 이이슬 씨는 “읽고 또 읽고 보고 또 봐야 오래 기억에 남는다”며 “경제 키워드를 따로 메모하면서 하나하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논술문제는 ‘햇살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상품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서술하시오’였다. 논술시간은 60분.

1차 면접은 팀워크, 프레젠테이션(PT), 토론·인성면접 등으로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진행된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0명이 1차 면접을 봤다”고 전했다. 지난해 팀워크 주제는 ‘현대인에 맞는 상품 개발’. 이이슬 씨는 “1인1가구 시대에 장기 예금자를 위해 소개팅을 해주는 상품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PT면접 주제는 열정,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정직 등 12가지 제시어를 주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와 은행원으로서 필요한 자질이 어떤 것인지를 사례와 경험을 통해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토론면접은 찬반 주제를 제시한 후 5분간 생각할 시간을 준 뒤 찬반 두 팀으로 나눠 토론을 진행하는 식이다. 고씨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는 임기응변 능력을 보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토론면접 주제는 시간제 일자리와 대체휴일제였다.

“금융 자격증 소지자에 전문적 질문”

이이슬 씨는 “연수특강 때 들었던 ‘나는 매사에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선배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며 “시험기간엔 열심히 공부하고 체육대회 땐 열심히 놀면서 친구가 부탁한 일과 선생님이 시키신 일 등 내게 주어진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모든 것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