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빠진 타이어株…언제쯤 달릴까
지난해 하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타이어주들이 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19% 하락했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미쉐린 등 글로벌 선두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덤핑 경쟁이 원가 하락이라는 호재를 압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타이어 업종 대장주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올 들어 3.29% 떨어졌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의 주가 역시 5.84% 빠졌다. 금호타이어는 2월 초를 기점으로 주가가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 2월10일 1만4600원을 찍은 후 18일까지 12.32%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호황으로 자금 여력이 생긴 글로벌 타이어업체들이 본격적인 단가 싸움에 돌입한 만큼, 국내 업체의 수익성도 예전만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투자증권은 한국타이어의 1분기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난 2327만개에 달하지만, 매출 증가율은 가격 경쟁에 따른 단가 하락의 여파로 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쉐린 타이어 등 글로벌 업체들의 가격 공세를 감안할 때 국내 타이어업체의 2014년 연간 매출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비해 4~9% 미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마케팅비가 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규모가 작은 넥센타이어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판매관리비를 대폭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천연고무 수확기인 5월 이후 상황을 지켜본 뒤 타이어업종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고무 가격 추가 하락 여부가 결정되는 데다 야외활동 증가로 타이어 수요가 이때부터 늘어나기 때문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