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난 미셸 위…44개월 '우승 갈증' 풀까
재미 동포 미셸 위(25·사진)가 고향인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총상금 170만달러)에서 3년8개월 만의 우승을 향한 ‘굿샷’을 날렸다.

미셸 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GC(파72·6383야드)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7언더파 137타를 써낸 미셸 위는 이날만 8타를 줄인 선두 앤절라 스탠퍼드(미국)에 이어 1타 차 단독 2위에 올랐다.

미셸 위는 올 시즌 각종 기록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 69.75타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그린 적중률도 80.8%로 1위다. 지난 6개 대회에서 24라운드를 하는 동안 21라운드를 언더파로 마쳐 ‘라운드 언더파율’이 87.5%로 1위다. 미셸 위는 이날도 그린을 한 번밖에 놓치지 않았다. 전반에 버디 3개를 적어낸 그는 후반 13,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미셸 위는 2009년 11월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 2010년 8월 CN캐나다여자오픈에서 두 차례 우승한 바 있다. 2주 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올랐으나 마지막날 렉시 톰슨(미국)과의 맞대결에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하와이에서 자란 미셸 위는 대회 개막전 인터뷰에서 “하와이로 오기 전날 밤 너무 흥분돼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LA에서 하와이까지 다섯 시간의 비행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등 모처럼의 고향 나들이에 들뜬 기분을 표현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플레이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다”며 “이번주 하와이 주민들의 성원 속에 홈 코스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회 코스인 코올리나GC는 미셸 위가 주니어 선수 시절 눈물과 땀을 흘린 곳이다. 1990년 테드 로빈슨의 설계로 문을 연 코올리나GC에서는 미국 LPGA투어 하와이언여자오픈(1990~1995년), 필즈오픈(2006~2008년)이 열렸다. 2005년 말 프로가 된 미셸 위는 이듬해 필즈오픈에서 단독 3위에 오르는 등 기분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다.

이날 미셸 위는 박인비 유소연 김효주 등과 함께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의 희생자를 추도하는 의미로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로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크리스티 커(미국),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김효주(19·롯데)와 공동 3위에 올랐다. 10번홀에서 시작한 박인비는 12~14번홀에서 줄버디로 신바람을 냈으나 17번홀(파4)에서 벙커 탈출에 어려움을 겪다 더블 보기를 적어내며 주춤했다. 후반 7~9번홀에서 3연속 ‘버디 행진’을 펼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효주, 유소연과 전날 공동 선두였던 박세리(37·KDB금융그룹)는 한 타를 줄여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지난해 KLPGA투어 상금왕 장하나(22)와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소영(17·안양여고)은 합계 4언더파 공동 9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