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구조조정 2차 쓰나미…감원 광풍에 또 '뒤숭숭'
증권업계가 뒤숭숭하다. 오랜 불황 탓에 불어닥친 감원 광풍이 업계를 또다시 뒤흔들고 있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이 악화된 증권사들이 속속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실시할 예정이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전날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경영효율화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대상은 근속한 지 3년이 넘은 부부장 이상급과 7년 미만 차장 이하 근속자다. 하나대투증권이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6년 만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 2008년 하나증권과 대투증권의 합병 과정에서 일부 직원을 감원한 바 있다.

대신증권도 올 상반기 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창사 이래 처음이다. 조건과 규모 등은 사내 의견 수렴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전날부터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사와 향후 경영방침 등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경영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임원 6명과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6월에도 경영악화를 이유로 직원 100여명을 계열사로 전환 배치했다.

동양증권도 올 초 600명을 감원했다. 대만 유안타증권에 매각되기에 앞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구조조정 한파는 쉽사리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NH농협금융지주에 인수되는 우리투자증권의 1000명 감원설과 매각에 앞서 현대증권이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장기 증시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점 통폐합과 인원 감축 등으로 고정비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일환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들은 2013회계연도(3월~12월)에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 했다.

이에 증권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본격화됐다. 지난 2년간 증권사 임직원 11명 중 1명꼴로 직장을 떠났다. 지난해 말 현재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243명으로 2011년 말(4만4055명) 대비 3812명(8.7%) 줄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