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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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주식 시장에서 과거와는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지난 달 11일 5만9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7만 원대에 올라섰다. 이 회사 주가가 7만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여 만에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TV와 생활가전이, 하반기에는 스마트폰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 주가는 오후 2시19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800원(1.14%) 오른 7만900원을 기록하며 7만 원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달 27일 이후 16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LG전자 주식을 담았다. 이 기간 매수한 금액은 3031억 원에 달한다. LG전자 전체 주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14.61%에서 17.19%로 높아졌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던 기관은 지난 11일 이후 '사자'로 돌아섰다.

LG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건 올해 1분기를 시작으로 실적이 우상향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TV 수익성 개선과 스마트폰 턴어라운드가 임박했다"며 "특히 TV는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LCD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높은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3곳 이상이 내놓은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 평균치는 3255억 원으로 나타났다. 3개월 전 2790억 원보다 상향 조정됐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1조4062억 원으로 3개월(1조 4037억 원) 전보다 소폭 올라갔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에서는 목표주가를 11만 원까지 제시했다.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인하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을 이끌 전망이다. 패널 가격은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줄곧 하락세다. 40·42인치 기준으로 169달러에서 131달러로 22.5% 떨어졌다.

올해 본격화될 초고화질TV(울트라HD)도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2012년 업계 최초로 84인치 UHD TV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 시장 대중화를 위해 200만 원대 보급 제품을 선보였다.

2분기 이후 부터는 스마트폰이 속해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부의 흑자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MC사업부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은 결과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스마트폰 물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따라 흑자를 달성한 뒤 3분기 G3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흑자폭이 커질 수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LG전자 주가 방향을 결정하는 건 스마트폰"이라며 "다만 올 2분기까지 TV와 가전 부문에 대한 이익 안정성을 고려할 때 주가는 단기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