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분기 성장률 7.4%…안도? 불안 지속?
중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7.4% 성장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발표했다. 7.2~7.3%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보다 높았지만 정부 목표치인 7.5% 달성에는 실패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최근 8분기 연속 7%대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록한 7.4%는 1분기 성장률로는 1990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분기별 성장률로도 2012년 3분기 이후 최저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소규모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2분기 이후 경제는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아시아 증시는 중국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에 주목한 긍정적 평가와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실망감이 엇갈리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상하이 증시는 이날 0.03% 떨어진 2100.98로 마감했다.

◆부동산시장 등 부진

중국 1분기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무역, 투자, 소비, 생산 등 주요 지표가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입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했다. 특히 수출이 3.4% 줄었다. 3월 생산 투자 소비 등의 수치도 좋지 않았다. 산업생산은 8.8%, 소매판매는 12.2% 증가에 그쳤다. 1~2월에 비해 소폭 개선됐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고정자산투자는 1분기 1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1분기의 20.9%에 비하면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제가 1분기에는 합리적 구간에서 운행됐다”고 강조했다. 성장률이 7.4%에 그쳤지만 고용과 소득이 ‘합리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1분기 중국 도시에선 344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만개 이상 증가한 것이다. 도시민 1인당 가처분소득도 7.2% 늘었다. 전년의 6%대 증가율보다 개선된 것이다.

부동산 경기는 좋지 않았다. 1분기 부동산 판매는 5.2%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대기 물량은 22.9% 증가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증가율도 16.8%로 비교적 낮아 고정자산투자증가율 둔화의 원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 △그림자금융 및 지방정부 부채 등 금융 불안 △과잉생산 설비 등의 구조조정과 함께 부동산이 올해 중국 경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양책 없인 성장률 더 떨어질 수도”

스티븐 그린 스탠다드차타드 홍콩리서치헤드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선행지수가 모두 좋지 않다”며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올해 중국경제성장률 평균 추정치는 7.4%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UBS 등 글로벌투자은행(IB)도 7.2~7.4%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분기 목표 달성에 실패한 만큼 통화정책 기조가 다소 완화되고 소규모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이 목표치 구간 밑으로 떨어질 경우 선제적인 미세조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딩솽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대규모 자극책보다 특정 목적을 위한 완화책을 쓸 것”이라며 “예를 들어 주택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완화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흥업은행은 2분기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정부의 안정성장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최소 7.5% 이상 GDP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