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5일 오후 3시21분

[마켓인사이트] 카페베네, 커피전문점 '1호 상장' 물 건너가나
카페베네 BBQ 등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증시 입성’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시장 포화와 정부의 출점 규제로 이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적자전환한 데 따른 결과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는 고사하고 자신들이 매물로 나올 처지라며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최대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인 카페베네는 지난해 19억원의 순손실이 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66억원에서 39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매출도 지난해 1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감소했다.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커핀그루나루 역시 첫 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 8억원, 순손실 9억원을 내 전년 영업이익 8억원, 순이익 3억원에서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커피전문점들은 국내 커피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1호 상장사’가 되려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카페베네는 KDB대우증권과 커핀그루나루는 동양증권과 각각 주관사 계약을 맺고 시기를 조율해왔다.

하지만 성장은 커녕 수익성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카페베네 영업이익률은 2010년 14%에서 지난해 2%로, 커핀그루나루는 2010년 7%에서 지난해 -3%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커피시장이 포화와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신규 사업과 해외시장 개척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며 “커피전문점 상장기업 1호 등장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8월 말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이 상장한 이후 IPO시장에서 프랜차이즈업체는 종적을 감췄다. 유행에 민감해 업태의 부침이 심한 데다 정부 규제까지 강화되며 상장을 고려했던 업체들이 매물로 나오는 등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제네시스BBQ는 상장이 좌절된 치킨 자회사 GNS BHC를 지난해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썬앳푸드는 ‘스파게띠아’를 매각한 데 이어 마늘 전문 레스토랑인 ‘매드포갈릭’도 매물로 내놨다.

사모펀드(PEF) 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매각 대상에 오르고 있다”며 “업종과 수익구조 등에 따라 선호도가 크게 갈려 인수합병시장에서 관심이 모아질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