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의약품에 해답있다" 윤성태 부회장의 승부수…휴온스 '매출1조 목표' 무한질주
“조그마한 회사가 무리하게 투자하면 안되는데….”

윤성태 휴온스 부회장(사진)이 2007년 충북 제천에 520억원을 들여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자 주변에서는 “그러다가 큰일 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전년 매출(481억원)보다 많은 돈을 공장에 쏟아붓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온스는 공장을 완공한 다다음해인 2011년 11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582억원으로 다시 껑충 뛰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윤 부회장의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빛을 발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15년간 성장

한국IBM을 다니던 윤 부회장이 휴온스에 들어온 것은 1992년이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부친인 윤명용 회장이 윤 부회장을 긴급 호출했고, 1997년 부친이 작고하자 대표이사를 맡았다. 당시 휴온스는 연간 매출이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조그마한 제약사였다.

외환위기를 넘긴 윤 부회장은 2000년대 초 ‘비타민C 주사제’로 처음 승부를 걸었다. 윤 부회장은 “당시 비타민C 주사제는 월 매출이 1000만원에 그쳤는데, 어떤 호스피스 병원이 월 300만원어치씩 주문했다”며 “이상하다고 생각해 알아봤더니 미국에서 공부한 의사가 말기암 환자용으로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휴온스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내 500mg였던 비타민C 주사제 용량을 2g으로 40배 늘린 대용량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띄웠다. 용량을 늘리자 판매가 크게 증가했고, 이후 휴온스가 웰빙의약품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 도전은 2009년 10월 완공한 제천공장이었다. 인공눈물인 점안제와 앰풀 캡슐제제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동아ST 한미약품 등 국내 50여개 제약사가 이곳에 위탁생산을 맡길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윤 부회장은 “속으로는 나도 걱정이 태산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제약사가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제천공장 투자 결정을 앞두고 밤잠을 설쳤다”고 털어놨다.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웰빙 의약품에 해답있다" 윤성태 부회장의 승부수…휴온스 '매출1조 목표' 무한질주
휴온스는 점안제(시장점유율 30%)와 치과용 국소마취제(57%) 분야에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LG생명과학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독자 기술로 만든 필러도 확보하고 있다. 히알루론산을 원료로 한 관절염치료제도 자체 보유하고 있다. 플라스틱 주사제, 비만치료제 ‘살사라진’ 등 제품군이 다양하다.

매출 구성도 전문의약품(42%) 웰빙의약품(24%) 수탁매출(10%) 플라스틱주사제(9%) 국소마취제(7%) 등 고르게 분포돼 있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등 외풍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2016년 출시를 목표로 보톡스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안구건조증 개량 신약(임상3상 중) 폐혈증 치료제 (임상 중) 등 신약 개발에도 뛰어들어 ‘뷰티&드러그’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자회사 상장·중국시장 ‘도전’

휴온스가 지분 51.4%를 갖고 있는 휴메딕스는 필러와 관절염치료제 원료인 히알루론산을 만들고 있다. 오는 9월께 상장을 추진하는 휴메딕스는 높은 성장률 덕분에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3만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를 2010년 인수한 윤 부회장은 “2000원에도 거래가 안됐던 주식이 지금은 너무 뛰어 모회사를 앞지를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국에 세운 합작법인 휴온랜드도 200억원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고 연말부터 중국 인공눈물 시장 공략에 나선다. 날로 심각해지는 중국의 대기오염과 황사가 휴온스에는 ‘호재’다. 윤 부회장은 “자회사 상장과 중국 진출 등으로 앞으로 2~3년 내에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 매출 1조원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