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의료기기 3대 키워드 '융합·자가진단·혁신'
“허리가 아픈 환자의 척추 자기공명영상(MRI)입니다.”(아이비 비쳇 캄보디아 코사막병원 교수)

“영상을 보니 요추 3·4번에 디스크가 의심되네요.”(신원한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16일 서울 코엑스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전시장 한쪽 비트컴퓨터 부스에서 신원한 순천향대 교수와 아이비 비쳇 캄보디아 코사막왕립병원 교수 간 화상 협진이 이뤄지고 있었다.

두 의사의 협진을 지켜본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순천향대와 함께 정부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에 원격진료 서비스를 구축한 덕분에 수천㎞ 떨어진 곳과도 화상 협진이 가능하다”며 “의료기술이 낙후된 신흥시장을 주요 수출국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과 의료기술 ‘융합’

이날까지 열린 KIMES에서 나타난 올해 3대 트렌드는 ‘융합’과 ‘자가진단’ ‘혁신’이었다. 컴퓨터와 온라인을 활용한 원격진료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산업의 대표적인 융합 사례다. 한국에서는 정부와 의사들이 원격진료를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해외에서는 원격진료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전시회장에 마련된 컴퓨터 영상을 통해 이뤄진 원격진료는 화질이 깨끗하고 끊김이 없었다. 환자에 대한 자료를 컴퓨터 화상으로 보며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삼성메디슨은 태아를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볼수있는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 ‘UGEO WS80A’를 스마트폰과 연결한 융합 서비스 ‘헬로맘’을 시연했다.

○스스로 건강진단 첨단제품

자가진단 제품도 다양해졌다. 씨유메디칼시스템은 입기만 해도 심박 수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성 의류를 선보였다. 성냥갑만한 소형기기가 옷에 달렸다. 스마트폰에 관련 앱을 내려 받으면 심박 수 이상이 생길 때 알람이 울린다. 최석묵 씨유메디칼시스템 영업전략본부 본부장은 “의복형 심박수계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라며 “홀몸노인들의 고독사를 막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가용 체성분분석기 인바디를 개발한 바이오스페이스는 체중계처럼 생긴 ‘가정용 인바디’(다이얼)를 내놓았다. 올라서기만 하면 5초 만에 체중 체지방률 근육량 등을 측정하고 검사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국산화로 다국적사에 도전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해 4조8000여억원, 올해는 약 5조10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그동안 GE 지멘스 필립스 등 다국적 기업이 장악해 왔다.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이 기술혁신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JW중외메디칼은 인큐베이터 수술 등 의료기기 국산화에 잇달아 성공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수술할 때 그림자가 생기지 않게 하는 무영등에 LED(발광다이오드)를 장착한 ‘허니룩스 LED 에코’를 선보였다.

레이저업체 루트로닉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황반치료 레이저 ‘AM10’을 내보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