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전통시장 10곳 중 3곳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매달 둘째·넷째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전통시장을 살리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1일 서울시 전통시장 중 27.3%가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에 쉰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매주 일요일 쉬는 곳을 포함한 수치다. 종로·중구 등 2개 자치구에서는 둘째, 넷째 일요일에 문을 닫는 전통시장 비율이 50%를 넘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대형마트 휴업일이 상당수 전통시장 휴무일과 겹쳐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전통시장을 살리는 효과를 내지 못한 채 소비자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의 서울 지역 점포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 문을 닫고 있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전통시장 휴무일을 고려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의무휴업 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 4일 모든 대형마트가 같은 날 휴업하도록 시장이 구청장에게 권고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서울특별시 유통업 상생협력 및 소상공인 지원과 유통 분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 개정안은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을 밤 12시부터 오전 8시까지에서 오전 10시까지로 늘리는 내용도 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