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는 빠르지만 하드디스크(HDD)만큼 저량 용량을 키우기어려웠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양대 MLC SSD 핵심기술 개발사업단은 “컴퓨터공학부 원유집 교수 연구팀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안정성을 올리면서 전력 소모와 면적은 줄여 대용량 SSD를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MLC(멀티 레벨 셀)는 하나의 셀에 2비트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는 SSD(낸드 플래시로 만든 차세대 저장장치)를 만드는 방식 중 하나다.

지금까지 대용량 SSD를 만들지 못한 이유는 하나의 낸드플래시 셀에 저장하는 비트가 많아질수록 저장매체의 신호를 검출해 오류를 정정하는 기술의 어려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양대 사업단에서 개발한 ‘BC-BCH 부호를 위한 터보 복호 알고리듬’은 기존 기술에 비해 오류를 고쳐주는 성능이 100배 이상 높아졌다.

사업단은 SSD가 대용량화할수록 소비전력이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호(디코딩·decoding)하는 데 드는 전력을 30% 낮추는 집적회로(IC)도 개발했다. 이 외에 사업단은 입출력 속도를 약 300% 높인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 등 그동안 대용량화를 가로막았던 여러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국내 5개 대학과 3개 기업으로 구성된 한양대 사업단은 정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4년간 96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4TB(테라바이트)급 초대용량 SSD 개발이 목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