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한경닷컴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400여 명의 학생·학부모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 변성현 기자
21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한경닷컴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400여 명의 학생·학부모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 변성현 기자
[ 김봉구·김민재 기자 ] "중2까지 영어내신 A등급 받은 건 큰 의미가 없어요. 성적 인플레이션 때문에 변별력이 떨어지거든요. 외국어고에 지원할 수준의 학생이라면 2학년까지 거의 A등급을 받는다고 봐야죠. 3학년 2개 학기의 영어내신 1등급을 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21일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3층 한마음홀에서 열린 '한경닷컴 외고·국제고·자사고 집중분석 입시설명회'에 발표자로 나선 현직 외고 교사와 입시전문가는 이 같이 입을 모았다.

교육 당국의 고입전형 개편안에 따라 올해 외고·국제고 입시는 중2 때까지의 성취평가제와 달리 중3 내신은 9등급제를 반영한다. 결국 중3 영어내신이 외고·국제고 입시의 당락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21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한경닷컴 입시설명회에서 발표하는 정임석 대일외고 입학관리부장. / 변성현 기자
21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한경닷컴 입시설명회에서 발표하는 정임석 대일외고 입학관리부장. / 변성현 기자
◆ "고교입시, 대입까지 감안할 필요… 장단점 알고 선택해야"

발표를 맡은 대일외고 입학관리부장 정임석 교사는 "대입까지 고려해 명문대 진학이 가능한 고교를 선택해야 한다"며 "톱5 대학의 경우 수시모집 비중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진학실적에서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가 수시 비중이 높은 반면 휘문고·세화고 같은 강남지역 자사고는 정시 비중이 높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그는 "언론에 나오는 대입 정보는 전체 대학을 뭉뚱그려 기사화 된 것이 많다"며 "전반적 추세보다는 내 아이가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에 초점을 맞춰 해당 대학 입시전형이나 모집단위가 어떻게 바뀌는지 잘 알아보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당장 올해 외고·국제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중3 내신의 중요성을 되풀이 강조했다. 자기소개서 역시 강화된 금지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사는 "절대평가 방식 성취평가제가 적용되는 2학년까지의 내신에선 A등급이 워낙 많아 사실상 입시 사정요소로서의 가치가 없다"며 "따라서 중3 영어시험에서 검토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실수하지 않아야 1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도 "올해만큼은 정말 중3 1~2학기 영어내신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결국 중3 내신성적이 결정적 역할을 하므로 한 학기라도 2등급이 나오면 외고 지원 여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사고는 중3 내신까지도 성취평가제를 반영하므로 선택기준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이사는 "단순히 고입만 생각하기보다는 대입까지 길게 보고 고교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단위 선발 자사고와 서울지역 자사고를 비교하면 대입 진학실적에서 수시와 정시 비중부터 다르다"고 설명했다.
21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한경닷컴 입시설명회에서 발표하는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 / 변성현 기자
21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한경닷컴 입시설명회에서 발표하는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 / 변성현 기자
◆ 자녀 손잡고 설명회 찾은 학부모들 "입시흐름 알게 됐다"

이날 설명회에선 중3 진학을 앞둔 자녀와 함께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가 눈에 많이 띄었다. 방학기간을 활용해 자녀와 학부모 40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교육 당국의 고입전형 개편안 발표 이후 자녀의 입시준비 대책을 찾고 있던 학부모들은 설명회를 크게 반겼다. 변화된 입시제도를 자세히 파악해 준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다음 달 배화여중 3학년이 되는 자녀와 같이 설명회장을 찾은 학부모 최순주 씨(여)는 "아이가 직접 내용을 듣는 게 좋을 것 같아 방학 기간을 활용해 같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천안에서 왔다는 이혜정 학생(복자여중2)도 "이제 중3 올라가는데 고입뿐 아니라 변화되는 대입까지 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고 싶어서 왔다"고 전했다.

특히 대학 교수와 청소년 전문가도 입시설명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설명회장을 찾은 김종진 한국폴리텍대 교수는 "중2 올라가는 아들이 외고 진학을 희망하고 있어 변화된 입시정책에 맞춰 어떻게 공부할지 알고 싶어 왔다"며 "마침 재직 대학이 방학 기간이라 참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택에서 온 권효숙 씨(여)는 청소년센터가 직장. 초등학교 6학년 자녀의 입시준비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미리 고입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입시제도를 정확히 알아야 청소년들의 고교 진학 후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얼마나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김민재 기자 kbk9·mjk11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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