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기자 ] 미국에 비즈니스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드인'이 있다면, 국내에는 '링크나우'가 있다. 비즈니스 인맥을 구축해 회원들의 구직과 채용을 돕는 특화된 SNS다.

[스타트업! 스타(17)] "비즈니스 인맥을 구축해 드립니다"…구직·채용 돕는 똑똑한 SNS '링크나우'
정장환 링크나우 대표이사(41·사진)는 회사를 만든 창업주는 아니다. 그는 회사가 설립된 지 3년 후인 2010년부터 링크나우에 엔젤투자를 했다. 2대 주주로 투자를 계속하고, 때론 경영을 도왔다.

이후 정 대표는 링크나우를 직접 경영하기로 마음 먹고 나섰다. 당시 서비스는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었지만,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한 중견기업 2세로 탄탄대로를 달려오던 그에게는 색다른 도전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올 3월부터 그동안 고민해 왔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지난 2년간 고민을 거듭한 링크나우의 성과물이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 중견기업 2세, 엔젤투자사서 대표이사로

정 대표가 링크나우를 만난 것은 우연은 아니다. 그는 2000년 AT&T 코리아, 2006년 L&S 벤처캐피털 등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급변하는 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 전략을 수립하기도 하고, IT 산업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부친 회사인 인지컨트롤스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링크나우와는 벤처 성장을 돕는 엔젤투자자로 첫 대면식을 치렀다.

"아버지는 지난 40년 동안 자동차 제조·부품 업체를 경영하셨습니다. 인지컨트롤스는 M&A를 통해 커 온 회사이기 때문에 저 또한 M&A 투자 부문을 담당하며 가업을 이어받고자 했습니다. 때문에 링크나우에는 처음에는 순수한 투자자의 마음으로 투자를 했어요. 하지만 당시 서비스는 정체된 상황이었고, 직접 운영하면서 한 발 나아가야겠다는 도전 의식이 싹텄습니다"

정 대표는 링크나우 창업주로부터 구주를 인수하며 '책임 경영'에 나섰다. 지난 4년 동안 1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다만 초기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미국에서는 링크드인이 한 분야의 SNS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지만, 국내에서 비즈니스 모델은 또 다릅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도 비즈니스 모델로 완벽히 진화하고 있고요, 트위터도 여전히 막강합니다. 반면 국내 최초 SNS로 첫 선을 보인 미투데이는 사업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인 셈이죠"

◆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교육 채널을 더한다

정 대표는 링크나우를 책임지면서 무엇보다 창업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2년 전부터 서울 역삼동에 탁구장인 '정탁구'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 때 탁구선수를 꿈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탁구'는 2세대 벤처 CEO를 만나려면 그 곳으로 가야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성장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탁구장이 필수 시설로 자리잡을 만큼 보편화 돼 있습니다. 헐리우드 배우 수잔 서랜든은 탁구 클럽에 투자를 하기도 했고요. 탁구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때문에 링크나우에 탁구를 통한 교육을 더할 생각을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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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링크나우는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사업과 온라인 사업을 연계하기로 했다. 기존 링크나우는 회원으로 가입해 자세한 프로필을 작성하면, 이를 경력 증명서로 활용했다. 고용하려는 사람은 인재를 검색할 수 있고, 인맥을 형성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앞으로는 비즈니스 관계나 커뮤니케이션 기술 등에 관한 특강을 마련하고, 토론 등을 통해 실제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장(場)을 만들 계획이다.

"요즘은 '이별대행'을 해준다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로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힘들어 합니다. 연인 관계도 그러한데 비즈니스적인 관계는 더욱 계산적이고, 힘이 들기 마련이죠. 기본 에티켓부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이미지를 만들기까지 과정도 일일이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 "링크나우, 브랜드 정체성 강화하겠다"

정 대표는 기존 온라인 서비스에 아날로그적인 요소를 접목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정체성)가 확립될 것으로 본다. 현재 링크나우에서 비즈니스 인맥을 구축하려는 회원 수는 18만명이다. 단순 회원가입이 아닌 프로필을 직접 입력한 인재들이다.

정 대표는 링크나우가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교육 채널을 접목시키면서 회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실제 대기업에서도 비즈니스 관계를 힘들어 하는 임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회원 수 50만명이 넘으면 링크나우 또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게 된다. 고급 인력들의 신용 정보와 사업 정보가 쌓이면 그 또한 링크나우의 큰 재산이 된다.

"뉴욕 다이아몬드 시장은 유태인들이 꽉 잡고 있다고 합니다. 유태인들은 다이아몬드를 거래할 때 서로 신뢰하기 때문에 계약서도 쓰지 않는다고 해요.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 시간, 그에 따른 비용 등을 모두 아낄 수 있는 것이죠. 링크나우도 이러한 신뢰 있는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브랜드를 키워가려고 합니다"

정 대표는 엔젤투자자로 활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통합적립카드 어플리케이션 도도를 만든 스포카를 비롯해 10군데에 엔젤투자를 집행했다.

정 대표는 "창업을 하고 사업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며 "그러나 한 번도 반소매 와이셔츠를 입지 않으셨던 아버지와 같이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사업을 하며 계속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