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중국 사업본부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롯데백화점은 총사령탑인 차이나사업부문장을 상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두 단계 높였다. 롯데마트는 중국 진출 초기 작업을 주도한 중국전문가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흑자 구조로 조기 전환하라’는 특명이 부여됐다는 소식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신규 출점 확대 기조를 유지하되 적자 점포는 과감하게 철수하는 등 안정적 성장 구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百, 서열 2위 중국책임자로

롯데 "중국 흑자 앞당겨라" 특명…적자 커지자 사령탑 전격 교체
롯데백화점은 16일 강희태 부사장을 차이나사업부문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강 부사장은 서열로 볼 때 신헌 대표 바로 밑이다. 그만큼 롯데에서 중국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강 부사장은 백화점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여성복 바이어부터 시작해 잡화여성부문장, 본점장, 상품본부장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마트는 김종인 전무를 중국본부장으로 발령했다. 김 전무는 중국 내 107개 점포를 책임진다. 롯데마트의 국내 점포 수(108개)와 맞먹는 규모다. 김 전무는 기획부문장, 전략본부장을 지낸 ‘기획통’이다. 롯데마트가 2007년 네덜란드 유통업체 마크로의 중국 점포를 인수하며 현지에 첫발을 내디딜 때 기획부문장으로 인수 전 과정을 지휘했다.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이 지난해 초부터 1주일 단위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셔틀 경영’을 하며 주로 해외사업을 챙기는 동안 국내에서 ‘안살림’을 도맡았다.

○롯데마트, 중국 점포 구조조정 추진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나란히 중국 사업 책임자를 교체한 것은 흑자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그룹 고위층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롯데백화점은 850억원, 롯데마트는 8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도 각각 4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에 비해 적자가 확대됐다. 해외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각각 1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낸 탓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해외 점포의 흑자 전환을 앞당겨 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부사장은 중국에서 우수 협력사를 확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점포는 ㎡당 매출이 국내의 절반도 안 된다”며 “우수 업체를 유치하고 인건비와 임차료 등 비용을 줄여 영업 효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점포 구조조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올해 중국에서 점포 10개를 새로 여는 동시에 적자가 큰 점포는 문을 닫아 전체 점포 수는 크게 늘리지 않을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이 부진한 점포 6개를 정리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