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랜드마크 상권] 해운대 센텀시티 '유통 전쟁'…달맞이고개 넘어 기장까지 확산
“2001년 벡스코(부산전시컨벤션)가 들어섰을 때만 해도 주위에 건물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제는 100여개의 대형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주말이면 늘 교통체증부터 걱정합니다.” 개장 때부터 근무해온 유동현 벡스코 전시1팀장은 11일 “부산을 떠났던 사람들이 찾아오면 이게 부산인가라며 깜짝 놀랄 정도로 천지개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산 해운대의 주력 상업지인 센텀시티 일대가 2001년 벡스코 개장 이후 부산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연간 350만명이 넘는 내·외국인이 몰리면서 호텔 음식점 쇼핑가도 함께 늘었다. 영화의전당, 대형복합건물, 정보통신빌딩 등이 들어서 상권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근 수영만매립지의 마린시티도 초대형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면서 고급 상권을 형성했다. 해운대상권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를 지나 해운대역상권, 달맞이고개상권으로 동진 중이다.

◆급속하게 커진 센텀시티상권

[신랜드마크 상권] 해운대 센텀시티 '유통 전쟁'…달맞이고개 넘어 기장까지 확산
센텀시티상권의 활기는 지하철 승객 수에서 나타난다. 지난해 하루 평균 승하차인원은 4만103명으로 2012년(3만6942명)보다 8.6% 늘었다. 2~3% 증가율을 보이는 다른 역보다 높다.

외국인에게도 해운대는 인기다. 지난해 외국인 거주자는 3573명으로 2011년(3045명)보다 528명 늘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30% 증가했다. 올해는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20만명 이상 해운대를 찾을 전망이어서 상권 확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부산지역 9억원 초과 초고가 주택의 93%가 있는 마린시티가 상권 확장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장군 쪽으로 동진 확장

센텀시티 상권은 기장군 쪽으로 동진하며 확산 중이다. 기네스 월드레코드로부터 세계 최대 백화점(연면적 29만3905㎡)으로 인증받은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내년 말 완공 목표로 건물 뒤 공터에 증축 공사를 하고 있다. 신세계는 센텀시티점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인 기장군에서 아울렛을 지난해 말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롯데쇼핑은 신세계 센텀시티점 바로 옆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0일 신세계 아울렛과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곳에 연내 개장을 목표로 아울렛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착공했다.

현대백화점도 동부산테마파크 개발사업자인 CJ그룹과 사업지 내 상업시설부지 이용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임대 형식으로 아울렛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빅3’가 해운대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메디컬거리 등 집중화 현상

센텀시티 상권에는 최근 새로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0개 이상의 공장형 아파트와 6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한 정보통신타운, 영화의전당, 영화·영상관련단체 등의 집중화다. 벡스코 정문 앞쪽에는 센텀임페리얼타워, 센텀타워메디컬 등 10여개의 대형건물에 100여개의 병·의원이 들어서 메디컬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센텀임페리얼타워 175㎡(1층)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400만원, 360㎡(11층)는 1억원에 8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운대는 관광지 브랜드에 힘입어 4곳의 6성급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며 “인근에 고가 주택이 계속 늘어나고 전시컨벤션행사와 영화제 등으로 국내외 관광객까지 몰려 상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