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갤럭시S5 예상 깬 'MWC 복귀'…삼성 무엇을 노리나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차기 최대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5'를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첫 공개키로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갤럭시S5는 올 3~4월 공개가 유력시 됐다. 장소도 MWC가 아닌 제3의 대도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전문 리뷰 매체 샘모바일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3월 중순 영국 런던에서 대대적인 언팩(unpack) 행사를 열고 갤럭시S5를 공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의 거인(Korean giant)' 삼성전자가 갤럭시S5처럼 중요한 제품을 MWC에서 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였다.

◆ MWC 아닌 제 3의 대도시 발표설 유력했지만

MWC는 매해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기기 박람회. 최대 규모 박람회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그간 부스를 따로 내거나 신제품을 공개한 적이 없다.

그 이유 역시 간단하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소니, LG전자, 화웨이, HTC, 레노버에 최근 인수된 모토로라 등 세계 유수의 모바일 제조업체들이 총충돌하는 '멜팅 팟(Melting Pot)'이기 때문이다. 시장 전략적 가치가 높은 신제품을 공개한다고 해도 경쟁사 제품과 함께 공개되기 때문에 마케팅적 가치가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24일 발송한 '갤럭시S5' 공개행사 초대장.
삼성전자가 24일 발송한 '갤럭시S5' 공개행사 초대장.
당초 외신들이 삼성전자가 MWC에서 갤럭시S5를 출시하지 않을거라고 예상했던 이유다. 최근 실적 정체에 대한 시장 의구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5처럼 중요한 제품 발표 소식을 다른 MWC 출시 제품 뉴스와 뒤섞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삼성전자가 MWC에서 갤럭시 신제품을 공개한 게 2011년 2월, 갤럭시S2가 마지막이었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갤럭시S3가 공개된 곳은 2012년 5월 영국 런던이었다. 갤럭시S4는 지난해 화이트데이였던 3월 14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됐다.

갤럭시S5가 런던이나 뉴욕은 아니더라도 전세계 언론의 관심을 독점할 수 있는 제3의 장소와 시점에 언팩(unpack) 행사를 가질 것이라는 예상은 더 힘을 얻었다.

◆ 3년만에 'MWC 복귀' 결정…삼성 무엇을 노리나
사진= '갤럭시S5인포'가 예상한 갤럭시S5 콘셉트 모형.
사진= '갤럭시S5인포'가 예상한 갤럭시S5 콘셉트 모형.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같은 예상을 깨고 'MWC 복귀'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첫번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한시라도 빨리 공격적으로 출시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8.2% 줄어든 8조310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 연속 기록한 영업이익 10조원 신화도 깨졌다. 글로벌 경기는 불투명하고,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실적 악화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쏟아졌다.

갤럭시S5는 삼성전자에게 가장 큰 돌파구다. 갤럭시 역대 시리즈들처럼 '갤럭시S5'가 올해도 글로벌 위상을 떨친다면 항간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MWC 공개를 선제적으로 결정한데는 그만큼 갤럭시S5 완성도 및 혁신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 아니겠냐"며 "이어 '갤럭시 노트' 및 '갤럭시 기어' 후속 신제품 군 출시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연쇄적인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번째 이유는 이번 MWC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에서 출발한다. 경쟁사가 소비자에게 각인될만큼 혁신적 신제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미 엑스페리아Z 최신작과 웨어러블 '스마트워치2' 등을 지난달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4'에서 공개했다. LG전자는 G프로 후속작인 'G프로2' 전시를 예고했다. 하지만 플래그십인 'G2' 후속작 'G3' 공개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맥이 빠진 상황이다. 화웨이 및 HTC 등 업체들이 최신 안드로이드OS 및 윈도8 탑재 스마트폰·태블릿을 선보일 수 있지만 혁신적 면모를 과시하긴 힘들다.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출시할 경우 전세계 언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셈이다.

세번째는 그간 출시 관련 보도들마저 '연막작전'이었다는 설이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 3~4월 갤럭시S5가 공개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이 가장 신뢰할만한 정보였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2월, 그리고 MWC였다. 삼성이 그간 갤럭시S5 스펙 및 출시 시기에 대해 철통 보안을 유지한 채 '깜짝 이벤트'를 준비해왔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갤럭시S5 완성도 향상에 전사 사활을 걸어왔다. 혁신성 제고를 위해 세계 최초로 '홍채 인식' 보안 기술 및 곡면 디스플레이로 화면 전체를 감싸는 '3면 폰' 디자인 등 기술 탑재도 연구했다. 주력인 모바일사업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에 갤럭시S5는 그만큼 존재감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내부 협의를 통해 전격 결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자세한 스펙 등은 여전히 공개할 수 없다"고만 확인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