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에서 일하는 김모씨(35)는 최근 65만원을 내고 인터넷상의 흔적을 지워주는 ‘디지털 세탁소’ 업체와 계약을 했다. 구글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수년 전 쓴 인터넷 게시글과 연락처, 심지어는 직접 쓴 악성 댓글까지 모두 검색되는 것을 확인한 직후였다.

통계청은 27일 김씨처럼 인터넷 흔적을 지우고 싶어하는 ‘과거 지우개족’ 등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새로운 유망 시장이 될 수 있는 ‘2014년 6대 블루슈머(신소비 집단)’로 떠올랐다고 발표했다. ‘블루슈머’란 경쟁이 없는 곳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통계청은 최근 엄청난 파문이 일고 있는 금융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흔적을 지우거나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꽃보다 누나족’도 주목받는 소비 계층으로 분류했다. 2012년 40대와 50대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전년 대비 6.7%와 8.5%로 20~30대(2.9%)보다 높았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씀씀이도 커지면서 40대(월 293만9000원)와 50대(월 287만8000원)의 지출은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패션업계와 화장품업체는 소비를 주도하는 4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 밖에 실속 있는 결혼식을 원하는 ‘스몰웨딩족’ 근무지 등을 이유로 떨어져 지내는 부부인 ‘견우와 직녀족’, 애완견을 기르는 ‘반려족’, 죄책감을 덜 느끼는 소비를 하는 ‘배려 소비자족’ 등이 신소비 계층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