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육칠팔 제공
사진=육칠팔 제공
"장사를 시작한지 어느덧 15년이 지났네요. 어릴 때부터 공부보다 장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 나이 28살, 어린 나이였지만 외식업을 시작하면서 남다른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호두과자 노점상을 시작해 대리점 형식으로 운영할 정도로 장사수완이 좋았던 한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은 지금 7개 브랜드 국내외 300여 개 매장을 구축하고, 공격적인 경영으로 연 매출 300억 원을 올리는 대표가 되었다. 외식업계 성공 신화로 불리는 김기곤(43) 대표의 얘기다. 국민MC 강호동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이라고 이야기하면 더 빨리 "아~하!"란 반응을 나온다.

고향 선배 강호동, 사업 동반자로

2005년 김 대표가 연 프리미엄 숯불갈비 브랜드 '육칠팔'이 압구정에서 품질 좋은 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평소 고향 선후배로 인연이 있던 강호동이 매장을 방문하면서 관심을 가졌고 동업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의 고집스러운 사업 철학을 꺾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몇 번 거절했죠. 스타의 명성에 기대 운영하면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음식점이라면 당연히 맛으로 승부해야죠. 강호동이라는 이름 석 자가 식당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음식 맛이 없다면 성공을 하긴 힘들었겠죠."

(주)육칠팔 브랜드가 가진 경쟁력에 강호동의 건강한 이미지는 기업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아직도 그는 체계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가맹점 지원, 유통 인프라 등을 갖춰 기업을 운영하고 홍보는 추진제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잊지 않는다. 과거 여러번의 실패를 통해 배운 그의 큰 자산이다.

"함양의 향토음식 '안의갈비찜'을 홍대로 가지고 오면서 석 달만에 대박이 났습니다. 1년 만에 70여 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고 승승장구했죠. 하지만 당시 광우병 파동이 겹치면서 매장운영이 힘들어졌고, 결국 사업을 접게 됐습니다. 이렇게 외식경영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했죠. 시행착오를 경험으로 배운 것들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한식 세계화 의미없다"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는 아직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지난해 육칠팔은 미국에 현지 법인 '678 F&B korea'를 설립하고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LA, 애틀란타, 하와이, 맨하튼에 이어 호주, 중국, 필리핀까지 매장을 열었다.

그에게 해외 진출 성공요인을 묻자 "해외에서 먹는 음식들 입맛에 맞으세요"라고 되묻는다.

"더이상 보여주기식 한식 세계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 전통 방식만을 고수하지 않고 현지의 음식문화를 반영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지역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게 다 다른데, 외국에서 당연히 통하지 않아요. 철저한 현지화죠. 현재 미국에서 한국식 BBQ와 함께 구워먹는 김치, 계란찜 등을 주요 메뉴로 하면서 그들의 입맛에 맞춘 사이드 메뉴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이 결과 LA체프먼프라자점은 264㎡ 규모 매장에서 월평균 45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력 매체 타임즈와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대서특필된 바 있다.

"LA이나 뉴욕이나 특정 지역에서 잘된다고 그걸 세계화라고 할 수는 없어요. 세계 어딜 가나 골목마다 한식이 있고 현지인들 입맛에 맞게 퍼져 있어야 진짜 세계화죠. 지금은 시작 단계입니다. 육치팔만의 한국적인 맛이 해외에서도 분명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합니다."

글 = 김현진 기자 sjhjso1234@hankyung.com / 사진 =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