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다학제센터, 유방암 환자 최적의 맞춤 치료로 '전국 최고' 명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만18세 이상 여성 유방암 수술을 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적정성 평가에서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다학제센터가 최우수 1등급으로 선정됐다. 2012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진료분에 대해 160개 의료기관 4574건을 대상으로 치료대응력, 진단적 평가 및 기록충실도, 수술 및 보조요법 등 진료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 지표들을 종합해 산출한 결과 유방다학제센터가 총점 99.81점으로 전국 최고 평가를 받았다.

◆통합진료로 최적의 맞춤치료 설계

유방암 환자가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다학제센터 통합진료실에 들어서면 유방내분비외과의 이재복, 김우영 교수와 종양내과 서재홍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양대식 교수, 영상의학과 우옥희 교수 등 무려 12명의 전문 교수진에게 한번에 진료받을 수 있다. 환자가 보는 앞에서 검사부터 진단, 치료, 재활 및 관리까지 여러 진료과를 옮겨 다닐 필요없이 한자리에서 곧바로 최적의 치료계획을 세운다.

대부분의 암은 병기가 나와야 치료방법이 결정되지만 유방암은 다양한 인자에 의해 치료 방침이 달라지고 치료 성과도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수술 및 항암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이 때문에 폐경 유무, 겨드랑이 림프절 침범 여부, 수용체 양성 여부 및 종양 크기 등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치료법도 다양하고 복잡해 의사 한 명의 결정보다는 여러 전문가가 함께 치료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슴은 그대로, 암조직만 제거

최근에는 치료법이 많이 발달돼 유방 전체를 잘라내지 않고 가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암조직 주변 피부 1~2㎝만 절제해 흉터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수술을 주로 이용한다.

암조직을 제거한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보존적 수술이 함께 이뤄져 재발률이 낮고 치료 성공률 또한 매우 높다. 과거에는 5㎝ 이상이면 유방 보존이 힘들었지만 종양성형술이나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크기를 줄여 보존을 시도할 수 있다. 또 암 조직이 유방 크기의 30%를 넘을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본인의 유선을 이용한 암 성형수술보다는 본인의 근육, 연부조직 및 피부를 이용한 복원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유방암 3기 이상의 환자에서도 종양성형술 등 즉시 재건술을 통해 암 제거와 함께 유방 재건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암을 제거하더라도 가슴을 원형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암세포만 공격, 표적항암치료 효과

유방암 치료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표적항암제 치료다. 표적항암제는 유방암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차단하거나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한다. 최근에는 정상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 제거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항암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신약을 이용한 임상시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표적항암제는 유방암세포 표면에 ‘HER-2’ 수용체가 과하게 발현돼 있는 환자들에게만 사용하게 된다. 표적치료제는 부작용이 적고 주로 외래에서 항암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따로 입원할 필요가 없다. 수술 전 항암치료는 종양 크기가 커서 바로 수술하기가 어렵거나 환자가 유방 전체 절제술을 원치 않는 경우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여서 유방보존술이 가능하게 될 경우에 시행한다. 처음부터 유방보존술이 가능한 경우엔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일반적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