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관심 영역도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확립한 국가, 세금이 높지만 복지가 잘 돼 있는 나라,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4만달러를 넘는 잘 사는 나라 등 정치·경제·사회적인 이슈에서 일상과 밀접한 문화·생활 분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토르·오딘·트롤·라그나로크 등 북유럽 문화의 원형을 제공하는 신화에 등장하는 주역들이 영화·드라마·소설·게임 등 대중문화 장르를 통해 친숙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인체공학적이면서도 뛰어난 색감과 혁신성을 가진 북유럽 디자인의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책마을] 바이킹+노벨+앵그리버드…=북유럽!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는 이런 트렌드와 수요를 반영한 북유럽 입문서다. 북유럽 국가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5개국이다. 트렌드 분석 및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저자는 북유럽을 국가별로 소개하지 않고 역사·사회·문화·경제·지역으로 나눠 조망한다. 역사와 문화, 민족을 거슬러 올라가면 다섯 나라의 차이점도 있지만 공통점도 상당히 많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부문별로 흥미롭고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나 인물을 키워드로 뽑아 이야기를 풀어간다. 바이킹과 사우나, 토르, 노벨, 안데르센, 이케아, 앵그리버드 등 잘 알려진 이름뿐 아니라 그동안 유럽 주류문화에 가려져 조역이나 엑스트라, 주변인 정도로 나오는 인물들이 키워드로 등장한다.

17세기 스웨덴의 국력 강화와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크리스티나 여왕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티나는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르네 데카르트의 삶을 소개하는 글에서 거의 빠짐없이 언급된다. 대부분 데카르트를 스웨덴 왕궁으로 초빙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강의를 하도록 해 가뜩이나 몸이 좋지 않던 그를 폐렴으로 일찍 숨지게 한 장본인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저자는 6세에 즉위해 나라를 탁월하게 다스리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을 하기 위해 28세에 과감하게 왕위를 던져버린 그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이제껏 몰랐던 풍부한 북유럽 문화유산의 매력을 알고, 우리에게 친숙한 많은 브랜드와 캐릭터들이 북유럽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