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이정문 씨는 1965년에 상상력을 바탕으로 ‘서기 2000년대 생활의 이모저모’란 그림을 그렸다. 여기에는 태양열 에너지, 전자신문과 인터넷, 재택 진료, 전기 자동차, 움직이는 도로, 모바일 동영상 등이 들어있다. 당시로선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꿈’ 같은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것이 현실화됐다.

[책마을] 자연·인간·시간·공간…상상의 블루오션 될 네 가지
《상상, 현실이 되다》는 과거 상상의 결과물이 어떻게 발전했으며 앞으로 30년 뒤의 세상은 어떻게 바뀔지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해 제시하고 있다. 상상과 현실화는 계속되고 있다. 영화 ‘ET’에서 나온 하늘을 나는 자전거는 지난해 6월 체코에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영화 ‘스파이더맨’처럼 성인 남녀 두 명이 벽에 붙어도 끄떡없는 접착제도 개발 중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이작 뉴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토머스 에디슨, 리처드 파인먼은 저마다 위대한 발명가, 수학·과학 천재 등으로 불리며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저자는 이들의 공통점으로 당대의 사람들은 볼 수 없었던 무언가를 ‘상상했다’는 것을 꼽는다. 이들은 상상의 콘셉트와 이론, 이를 구체화한 이미지까지 만들어 놓았으며 실제 상용화에 뛰어들기도 했다.

상상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은 과거부터 존재해 왔고, 지금도 존재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존재할 자연·인간·시간·공간 등 네 가지다. 저자는 “이것이 미래의 부를 창조하는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이것을 조화롭게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이자 또 다른 상상의 실현에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 역할을 하는 정보를 탐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 대부분은 현재까지 발달된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세계를 상상하는 내용이다. 자연 인간 시간 공간이란 네 개 범주 내에서 다양한 기술을 소개한다. 인간의 유전자부터 곤충 우주 로봇까지 많은 사례를 동원한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구글의 양자컴퓨터 등도 포함됐다.

다빈치 뉴턴 등이 살던 시대에는 인터넷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클라우드 컴퓨팅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상상을 이론으로 다듬고 다양한 방법으로 남겨놓았다. 반면 우리는 혁신적인 미래를 보여주는 많은 상상의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당시 사람들이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정도를 생각했다면 우리는 상상의 현실화 가능성과 시기까지도 스스로 판단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 저자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고 그 상상이 우리의 삶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며 “상상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하려면 실용화에 대한 감각과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