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원화 강세·애플 공세·비용 증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오는 24일(한국시간)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삼성이 올해 더 거센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예상했다.

WSJ는 삼성전자가 지난 2년 동안 스마트폰 매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들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 대한 마케팅 비용이 대폭 증가했고 중국의 저가 업체와 경쟁이 심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이익 성장세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올해는 이런 요인들 외에 또 다른 역풍을 만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WSJ가 지적한 역풍은 원화 강세, 애플의 공세, 법률 비용 등이다.

현재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가깝지만 삼성의 이익 성장세는 여러 요인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스마트폰은 새로운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평균 판매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 강세까지 겹쳐 삼성전자의 해외 가격 경쟁력은 떨어졌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에 따른 법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경쟁 업체인 애플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애플은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을 통한 판매로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차이나모바일 가입자는 7억6천만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차이나모바일과의 협력을 통해 아이폰 판매량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또 아이폰 사용자 확대를 위해 대형 화면을 장착한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업체인 스탠퍼드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수석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대형 화면 아이폰이 출시되면 올해 고가 스마트폰 업체들은 수익에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4의 뒤를 이을 새 제품이 오는 2분기 이후에나 판매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측면에서 수익을 이끌 촉매제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새 제품과 수익에 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WSJ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8조∼60조원, 영업이익은 8조1천억∼8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삼성의 2012년 4분기 매출은 56조1천억원, 영업이익은 8조8천400억원이었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