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웍스의 강승훈 대표(맨 왼쪽)와 공동 창업자인 나준채(맨 오른쪽)·박형순(오른쪽 두 번째) 이사. 이들은 교통카드 등의 터치카드를 포인트 적립카드로 바꿔주는 ‘터칭’을 개발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터치웍스의 강승훈 대표(맨 왼쪽)와 공동 창업자인 나준채(맨 오른쪽)·박형순(오른쪽 두 번째) 이사. 이들은 교통카드 등의 터치카드를 포인트 적립카드로 바꿔주는 ‘터칭’을 개발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커피숍이나 식당의 적립 포인트를 챙기는 것도 이제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 돼버렸다. 너무나 많은 매장에서 종이 또는 플라스틱 멤버십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갑에 멤버십 카드를 넣고 다니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2012년 9월 설립된 스타트업 터치웍스는 누구나 갖고 있는 신용카드 교통카드 사원증이나 근접무선통신(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등으로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안해 ‘터칭’이란 서비스를 지난해 3월 내놓았다.

지난 10일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난 강승훈 터치웍스 대표는 “교통카드나 사원증을 갖다 대기만 하면 매장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매장 입장에서도 이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큰 돈이 들지 않아 중소 상공인들이 간편하게 쿠폰을 발행하고 고객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드로 찍고 앱으로 확인

터칭을 쓰기 위해서는 교통카드처럼 무선주파수(RF) 방식으로 터치 기능이 되는 카드만 들고 있으면 된다. 강 대표는 기자에게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빌려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보여줬다. RF리더기에 카드를 갖다 대자 노트북에 ‘등록이 안 된 카드’라며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등록할 것을 요구하는 화면이 떴다.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그 매장의 회원이 되고, 앞으로는 카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한 전화번호로 여러 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어 만약 사원증을 놔두고 왔다면 교통카드를 내밀어도 마찬가지로 적립이 된다. 이용자가 자신의 포인트나 쿠폰 적립 현황을 보고 싶으면 스마트폰에 터칭 앱을 깔면 된다.

강 대표는 “기존의 멤버십 시스템이 갖고 있던 두 가지 불편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불편이란 멤버십 카드를 들고 다녀야 하는 점과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서 도장을 찍거나 바코드를 읽어야 하는 점이다. 최근에는 SK플래닛의 ‘스마트월렛’, 나인플라바의 ‘위패스’, 스포카의 ‘도도’, 티켓몬스터의 ‘티몬플러스’ 등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적립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바코드로 적립하는 방식이라 기존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강 대표는 “중소 상공인을 위한 여러 적립 시스템이 등장했지만 널리 퍼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도입 비용 때문이었다”고 했다. 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했던 NF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적립 방식도 70만원이 넘는 아이패드를 매장 주인이 사야만 해 부담이었다는 얘기다. 터칭은 노트북이나 PC에 3만원짜리 RF리더기만 연결하면 된다.

◆입소문 타고 제휴요청 잇따라


터치웍스는 세 명의 공동 창업자가 세웠다. 강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인 코나아이에서 스마트카드 개발팀장으로 11년 동안 일했다. 나준채 이사는 KTF에서 5년 동안 통신과 금융 컨버전스 연구개발을 한 경험이 있다. 박형순 이사는 코나아이 개발자를 거쳐 증권사의 트레이더로 일했다.

터칭의 잠재력은 크다고 강 대표는 말했다. 터칭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곳곳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제휴 매장은 현재 ‘주커피’ ‘카페 오가다’ ‘더 프라이팬’ ‘치킨뱅이’ ‘멘무샤’ 등을 비롯해 전국 200여개다. 이를 올해 말 2000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강 대표는 “일본 중국 홍콩 등에서도 교통카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