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5일, 마플 3개월간 서버에 문자 보관
“카톡보다 문자가 더 안전하다.”

지난해 카카오톡의 대화 내용이 탤런트 박시후 성폭행 사건의 정황 증거 자료로 제시되자 이런 얘기가 떠돌았다. 당시 연인이나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는 이용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쳐 카카오톡 상담전화가 불통이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하루에도 수십 건씩 주고받는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 여기에 담긴 내 사생활은 과연 안전할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현재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통화·문자(SMS·MMS) 발신기록만 1년간 서버에 저장해둔다. 통화·문자 내용은 저장하지 않는다. 통신사가 갖고 있는 통화·문자 발신기록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본인만 6개월간의 기록에 한해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다. 검찰과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요구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통화·문자 발신기록만 확인할 수 있다. 문자 내용은 모두 발신과 수신 즉시 삭제하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마련된 계기는 2005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었다. 당시 수험생들이 휴대폰을 이용해 부정 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통신사가 가입자의 문자 내용을 서버에 저장해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저장 원칙은 다르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대화를 주고받은 날짜와 시간이 담긴 수·발신 로그 기록을 3개월간 보관한다. 대화 내용에 대한 특별한 규제는 없다. 적용하는 법이 다른 이유는 통신사는 기간통신사업자, SNS업체는 부가통신사업자로 사업자 지위가 달라서다. 카카오톡은 대화 내용을 평균 5일간 서버에 저장한다. 마이피플은 이용자가 스마트폰상에서 직접 대화 내용을 삭제하면 즉시, 지우지 않은 채 남겨두면 3개월간 서버에 남겨둔 뒤 삭제한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의 대화 내용은 본인을 포함한 누구도 수사기관의 영장 없이는 확인할 수 없다.

라인(네이버)은 본사는 물론 서버도 일본에 있어 일본 정책을 따르고 있다. 남지웅 네이버 홍보실 과장은 “대화 수·발신 로그 기록과 대화 내용 모두 최소한의 기간만 보관하고 있다. 대화 내용은 일본 수사기관의 영장이 있는 경우에만 제공한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