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ㆍ중 경제장관회의에서 중국 측 수석대표인 쉬사오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임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ㆍ중 경제장관회의에서 중국 측 수석대표인 쉬사오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임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이 전북 군산의 새만금 산업단지를 ‘한·중 경제협력 핵심거점지역’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 ‘한·중 벤처캐피털 포럼’을 여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12차 한ㆍ중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2020년까지(1단계) 25.8㎢ 규모의 ‘새만금 차이나밸리’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새만금, 아시아 경제요충지로 개발

한·중, 새만금에 '차이나밸리' 만든다
이번 조성안은 정부가 새만금을 ‘아시아 경제 요충지’로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국가별 경제협력특구를 조성해 민간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첫 번째 사례다.

새만금 경제특구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공동 추진 방식으로 건설된다. 양국은 새만금 복합도시용지에 산업, 교육, 연구개발(R&D) 기능을 갖춘 융복합도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기능뿐 아니라 주택, 학교, 상가 등도 함께 들어서도록 해 자족형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은 매립-조성-분양 등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며 중국 독자 기업 혹은 한·중 합작기업이 선정될 예정이다. 양국은 2020년까지 제1단계 차이나밸리 조성을 마치고 2020년 이후 2단계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농생명산업 등을 집중 유치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의 고부가가치 농산물 시장이 열리면 새만금이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양국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열렸다. 한국에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중국에서는 경제 수석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쉬사오스 주임이 참석했다.

○벤처ㆍ도시재생ㆍ에너지 분야도 협력


양국은 이날 벤처와 도시 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우선 내년에 ‘한·중 벤처캐피털 포럼’을 열고 양국의 벤처 창업 지원프로그램을 서로 활용키로 합의했다. 또 해외 바이어의 신제품 개발 요청을 받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중기청 사업에 중국 글로벌 기업이나 정부기관도 참여키로 했다.

양국은 한국의 도시재생 정책과 중국의 신형 도시화 정책을 소개한 뒤 ‘한·중 도시정책협력회의’를 신설해 매년 도시계획, 유비쿼터스도시 개발협력 사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중국 측에 한국 기업이 도시개발사업에 진출할 때 중국 기업과 동등한 자격과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에너지 분야에선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에너지 절약 양해각서(MOU)’의 후속조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양국의 싱크탱크인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중국의 거시경제연구원 간 공동 연구를 하고 협의 채널도 만들기로 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느리게 성장한다고 걱정하지 말고 오직 멈춰 서 있는 걸 두려워하라’는 중국 속담을 인용, “양국 간 경제협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꾸준한 실무협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