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최근 10여년 새 20%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을 조기에 발견한 환자는 10명 중 9명이 치료 후 5년 이상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갑상샘·전립선 암 환자는 일반인처럼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암 환자 21만명

癌 조기발견 90%, 5년 이상 생존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한국 국민의 ‘암발생률, 암생존율, 암유병률 통계’를 26일 발표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암에 걸린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다.

이 기간 발견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66.3%로 1996~2000년의 5년 상대생존율(44.0%)보다 22.3%포인트 높아졌다. 초기 단계에서 암을 발견한 환자의 생존율은 90% 이상이었다.

신재형 복지부 질병정책과 사무관은 “국가 암검진 사업 등을 통해 5대암 검진율이 매년 높아지면서 초기 단계에서 암 발견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새로 발생한 국내 암 환자는 21만8017명(남자 11만151명, 여자 10만7866명)이었다. 2010년 대비 6.0%, 2001년과 비교했을 때 96.0% 늘었다.

남녀를 합해 2011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샘암(4만568명, 18.6%)이었고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남자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많았다. 여자는 갑상샘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이었다.

○폐암·간암 생존율 낮아

복지부는 올해 처음 ‘암 진행단계에 따른 병기(病期) 분류별 5년 생존율’을 발표했다. 병기는 미국 국립암센터에서 암 통계 목적으로 개발한 ‘암의 진행단계’다. 국한암(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 외에 주변으로 전이되지 않은 경우)은 1기, 국소암(인접한 조직이나 주위 장기, 림프절 전이)은 2~3기 초반, 원격전이암(떨어진 장소에 전이)은 3기 후반~4기에 해당한다. 단계별 생존율이 높을수록 치료 후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한암’ 단계에서는 국내 갑상샘암과 전립선암 생존율이 100.5%와 101.0%였다. 수치가 100%를 넘었다는 것은 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의 5년 생존율과 같거나 오히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암(93.7%)과 대장암(93.8%), 유방암(97.8%)도 국한암 단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았다. 반면 폐암(49.5%), 간암(46.2%), 췌장암(24.0%)은 국한암 단계에서도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나성웅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폐암이나 간암은 초기 단계에서 임상학적으로 발견돼도 생존율이 낮기 때문에 금연과 금주 등으로 암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기발견 여부가 중요

5대 암의 하나인 위암은 조기발견 단계인 국한암이 발견되는 비율이 54.1%로 절반을 넘었다. 유방암도 53.7%에 달했다. 전립선암과 간암도 각각 56.0%, 44.5%로 높은 조기발견율을 기록했다.

특히 위암은 국한, 국소, 원격전이 등 각 단계의 5년 생존율이 각각 93.7%, 57.0%, 5.8%로 큰 격차를 보였다.

■ 5년 상대 생존율

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일반인구 5년 기대생존율로 나눠 계산한다. 의학계는 이 수치가 높을수록 5년 동안 암이 재발할 확률이 낮아진다고 본다. 보건복지부는 ‘완치율’ 대신 ‘5년 생존율’로 통계를 내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