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애인 웹접근성, 시장을 만든다
배려 넘어 이윤창출의 보고 될 수 있어
이동현 < 가톨릭대 경영학 교수 >
선진 외국 기업들이 이처럼 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높여 새로운 시장까지 창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장애인의 웹 접근성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국에서는 2008년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서 제도적인 장애인 권리향상 움직임이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웹 접근성은 정보통신, 의사소통 관련 편의제공 차원에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이 신체적, 기술적 여건과 관계없이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인과 동등하게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수단이 제공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 종합병원 등에서 시작된 웹 접근성 준수 의무는 올 4월까지 국내 모든 법인으로 확대됐다. 장애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아직 민간기업은 물론이고 기관들도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소극적인 입장에서 웹 접근성을 바라보면 법 준수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웹 접근성 구축의 사회적 영향을 너무나 좁게 해석한 것이다. 적극적인 자세로 바라보면 웹접근성을 활용해 사회적 공헌뿐만 아니라 동시에 ‘공유가치창출’을 통한 기업 이윤창출도 가져올 수 있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10억여명(2010년 기준)이 다양한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인터넷 세상을 열어 준다면 성숙단계에 이른 기존의 다양한 시장을 대신할 수 있는 신규 시장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장애인 웹 접근성이 좋아지면 장애인들은 보다 쉽게 인터넷을 활용, 취업이나 창업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재택근무를 통해 온라인 마케팅이나 콜센터 업무도 차질 없이 할 수 있다.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 계층에 대한 단순한 배려나 시혜 차원을 넘어 이들을 동반성장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동현 < 가톨릭대 경영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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