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출신 직원 숫자로 기업 판단해선 안돼…웃으며 퇴근하는 직원 많을수록 좋은 기업"
“얼마나 많은 직원이 명문대를 졸업했는지가 기업 판단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미친 듯이 일에 매달리고 퇴근할 때 크게 웃는지가 중요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사진)을 ‘올해의 인물’로 꼽으며 인용한 그의 말이다. FT는 “중국에서 수년간 특이한 기업가로만 알려졌던 마윈이 2013년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유명인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베이와 아마존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부상한 알리바바는 시가총액 1000억달러(약 105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뉴욕과 런던, 홍콩 증시 관계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1999년 항저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친구 17명의 돈을 모아 창업한 알리바바는 2013년 현재 중국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달 11일 하루에만 올린 매출 350억위안(약 6조원)은 미국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 매출 20억달러(약 2조1210억원)의 3배에 달했다. FT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계속 팽창하면서 알리바바의 성장도 계속될 것”이라며 알리바바의 성공을 일군 마윈의 어록을 소개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긍정의 정신이다. 마윈은 창업 당시 직원들에게 “중국인의 머리가 미국인에 뒤지지 않는 만큼 알리바바 역시 그들과 경쟁할 수 있다”며 “뚜렷한 목적의식만 있다면 중국인 한 명이 미국인 10명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불어넣었다. 중국시장을 놓고 이베이와 경쟁할 때도 “이베이가 바다의 상어라면 알리바바는 양쯔강의 악어”라며 “바다에서 싸우면 지겠지만 강에서 붙으면 이긴다”고 낙관했다. 이베이는 2007년 중국시장 점유율이 8% 이하로 하락하며 중국사업을 접었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과감히 소신을 밝혔다. 인수한 야후 중국사업 부문이 갖고 있던 개인 정보를 넘겨 인권운동가들의 감옥행을 도왔다는 비판에 대해 마윈은 “주주들은 기업이 정부에 맞서다 파산하길 바라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마윈의 관심사는 중국의 미래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가 스모그로 태양을 못 본다면 지금까지의 경제발전도 의미가 없다”며 환경 및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FT는 “마윈이 단순히 자수성가한 부자를 넘어 새로운 중국 기업인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