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1호기 이어 6일만에…전국 원전 23기 중 7기 '스톱'

원자력발전소 한빛 3호기(설비용량 100만㎾)가 4일 오전 8시45분께 터빈발전기 고장으로 가동 정지됐다.

지난달 28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 1호기(58만㎾급)가 발전 정지된 이후 6일 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의 전압을 높이는 주변압기와 전기를 외부로 내보내는 변전소로 연결되는 전력선(도체)의 절연기능 이상으로 터빈발전기가 정지된 것"이라고 고장 원인을 밝혔다.

한빛 3호기의 원자로는 출력을 30% 수준으로 낮춰 돌리고 있으며, 터빈발전기 고장을 수리하면 정상 가동할 수 있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로가 살아있으면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 없이도 발전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빛 3호기의 가동 정지로 현재 전국 원전 23기 중 7기가 멈춰 선 상태다.

설비용량으로 따지면 총 2천71만6천㎾ 중 30.2%인 626만6천㎾를 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정지된 원전은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케이블 교체 작업 중인 신고리 1·2호기(설비용량 각 100만kW)와 신월성 1호기(100만kW), 설계수명이 만료된 월성 1호기(68만kW),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 4호기(100만kW), 지난달 28일 가동 중단된 고리 1호기 등이다.

때이른 추위로 난방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최근 원전 고장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고장을 일으킨 원전들은 오랜 기간 정비를 받고 재가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멈춰 서면서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76일간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10월 5일 발전을 재개한 고리 1호기가 50여일 만에 가동 정지됐으며, 이날 정지한 한빛 3호기도 원자로 제어봉 안내관 균열로 상당기간 정비를 거쳐 지난 6월 재가동됐다가 6개월 만에 또 고장이 발생했다.

이날 현재 전력 공급능력은 7천892만㎾이고 수요는 7천만㎾ 안팎이어서 예비전력은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겨울 최대전력 수요가 최대 8천100만㎾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원전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전력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전력당국은 케이블 교체 작업 중인 원전 3기를 재가동해 최대 공급력을 8천400만㎾까지 끌어올려 동계 전력피크에 대비한다는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전기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장치인 여자기의 접지 불량으로 멈춰 선 고리 1호기는 수리를 마치면 이르면 이번 주에도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관계자는 "오늘 멈춰 선 한빛 3호기도 원자로 쪽 고장이 아니기 때문에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계획예방정비 중에 원자로헤드 안내관의 중대 결함이 발생한 한빛 4호기는 정비일정이 열흘가량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케이블 교체 작업 중인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정비기간은 12월 23∼28일까지로 연장됐다.

(서울 영광연합뉴스) 옥철 장덕종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