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일 서울 와룡동 청사 기자실에서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일 서울 와룡동 청사 기자실에서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매일 자신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을 기록하고, 관련 데이터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건강관리 플랫폼이 구축된다.

스포츠산업을 첨단 정보기술(IT)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스포츠 시장의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총 2740억원을 투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와룡동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2일 발표했다.

○생산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문체부,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 발표…스포츠에 IT 접목해 53조 시장 키운다
이날 브리핑한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이번 계획은 정책의 축을 기존 생산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옮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궁극적으로 스포츠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은 2007~2011년 연평균 11.9% 성장했지만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기업의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하고 스포츠용품이나 시설 등에 편중된 한계가 있다는 게 문체부의 분석이다. 문체부는 스포츠산업을 ‘선진국 모방형’에서 ‘신시장 선도형’으로 바꾸기 위해 △융·복합형 미래 스포츠시장 창출 △스포츠 참여·관람 촉진으로 잠재 수요 확대 △스포츠산업 선도 기업 육성 △스포츠산업 선순환 생태계 기반 조성 등 4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현재 37조원인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를 2018년까지 53조원으로 키우고 같은 기간 일자리를 23만명에서 27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체육활동 DB 구축해 건강관리

이번 계획의 핵심은 스포츠 정보 플랫폼 구축 등 IT와 융합에 있다. 정부는 2015년까지 국민 개개인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자신의 운동량 등을 체크하고 이를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저장·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민 스스로 스포츠 활동, 체력 정보 등을 측정하고 평가·관리할 수 있는 스포츠 활동지수(SAI)를 2015년까지 개발해 맞춤형 운동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청소년부터 고령자, 여성·남성 등 다양한 계층별 기초체력과 운동능력 등을 제공한다.

개인은 이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관리할 수 있고, 운동 종목별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다. 강수상 문체부 체육진흥과장은 “기존에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기업은 운동관리 시스템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정부는 국민들의 체육활동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2016년부터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라며 “기업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스포츠 정보 관련 사업 아이템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골프존과 같은 체감형 스포츠 시뮬레이터를 장기적으로 야구, 축구, 양궁 등으로 확대해 국민들이 실내에서도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즐기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스포츠 무형 자산 가치 평가


금융 분야 지원 대책도 포함됐다. 스포츠마케팅업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보유한 방송 중계권, 경기장 광고권, 스폰서십 대행권 등 무형자산과 스포츠 관련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시스템을 내년까지 개발한다. 2016년부터는 기업들이 이를 담보로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공공기관의 보증을 받아 금융회사로부터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포츠기업을 2018년까지 매년 20개씩 총 100곳을 발굴해 육성한다.

스포츠 용품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 비교 정보를 분기마다 제공하는 ‘스포츠 컨슈머리포트’도 연내 발행할 계획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공공 및 민간 체육시설이 전국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스포츠시설 맵’도 구축한다. 이 DB를 이용해 누구나 체육활동을 쉽게 할 수 있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만들 수 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