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한국 발레의 수준을 높여온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이 양대 발레단이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공연 ‘호두까기 인형’으로 관객을 만난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은 오는 18~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은 20~31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개성 넘치는 무대를 펼친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호두까기 인형’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3대 고전발레로 꼽히는 작품. 러시아 왕실발레단의 마리우스 프티파가 독일 ETA 호프만의 동명 동화를 읽고 만든 작품에 차이코프스키가 완성한 음악으로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됐다.

주인공 소녀가 선물 받은 호두까기 인형과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해마다 12월이면 크고 작은 발레단에서 고정적으로 무대에 올리는 단골 레퍼토리. 한국인에게 익숙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무대에 흐르는 데다 크리스마스가 배경이어서 가족과 함께 보기 좋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0~31일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0~31일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
올해에는 두 발레단 가운데 어떤 공연이 더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을까. 관람권 판매 추이로만 보면 2일 현재 국립발레단이 우세하다. 국립발레단의 관람권은 93.9%가 팔렸다. 오페라극장의 좌석(1897석)에 총 공연횟수(10회)를 곱한 1만8970석 가운데 1만7800여석이 판매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 좌석 예매율은 58.6%. 공연장 좌석(988석)에 공연횟수(총 19회)를 곱한 1만8772석 중 1만1000석이 팔렸다. 두 발레단의 공연이 겹치는 20~25일의 좌석 점유율은 국립발레단이 99.2%, 유니버설발레단이 63.9% 수준. 공연이 임박해서 관람권 판매에 불이 붙는 경향을 감안하면 아직 공연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유니버설발레단도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 모두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하지만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는 화려한 매력을 지녔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을 이끌었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1966년 볼쇼이극장 초연)이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들의 고난도 테크닉과 다채로운 춤 동작을 감상할 수 있다. 박태영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음악을 들려준다. 관람료는 5000~9만원. (02)580-1300

유니버설발레단은 1986년 국내 초연 후 28년째 같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그만큼 잘 다듬어져 성숙미가 남다르다. 원작 프티파의 안무를 1934년 개작한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을 토대로 무대에 올린다. 국립발레단이 화려함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비해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은 동화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한 무대와 동작이 특징이다. 아쉽게도 음악은 녹음 반주를 쓴다. 1만~10만원.(070)7124-1797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