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이웍스 대표(가운데)와 직원들. 에스이웍스는 모바일 앱의 소스 코드를 다른 사람이 훔쳐보지 못하게 하는 ‘메두사’ 서비스를 개발해 미
국에 진출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에스이웍스 대표(가운데)와 직원들. 에스이웍스는 모바일 앱의 소스 코드를 다른 사람이 훔쳐보지 못하게 하는 ‘메두사’ 서비스를 개발해 미 국에 진출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모바일 보안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 1등 하는 첫 스타트업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두 달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며 “시만텍 맥아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보안서비스 회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 3대 해커’란 수식어가 따라붙은 홍 대표는 세계 최정상급 보안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해 11월 세운 에스이웍스의 직원도 대부분 그가 1998년 조직한 연구단체 ‘와우해커’ 소속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들이다. 와우해커는 2000년에 열린 세계정보보호 올림페어에서 우승을 했고, 해커들의 월드컵으로 불리우는 '데프콘(DEFCON)' 본선에 4회 연속 진출했다.

◆모바일 앱 지켜주는 ‘메두사’ 개발

홍 대표가 미국에 들고간 제품은 ‘메두사’란 서비스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소스 코드를 남이 훔쳐보지 못 하도록 해준다. 그는 “한국에서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아이러브커피’를 중국에서 ‘커피러버’란 이름으로 그대로 베껴 서비스하고 있다”며 “이는 누구나 앱 장터에 올려져 있는 앱을 내려받아 코드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만든 앱을 마음만 먹으면 그대로 복제해 자기 것처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이 세계 개발자들 사이에서 시급한 문제였다.

메두사는 앱 파일을 난독화해 아무나 안을 들여다보지 못 하게 한다. 보안성은 물론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강점이다. 개발자들은 앱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앱을 장터에 올리기 전 마지막에 한 번만 메두사를 거치면 된다. 메두사 사이트(medusah.net)에 완성된 앱을 올리면 난독화 과정을 거쳐 아무나 열어볼 수 없는 앱으로 바꿔준다. 그는 “치즈에 찍어 먹는 퐁듀처럼 살짝만 담가주면 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메두사의 상세한 원리와 기능에 대해선 말을 삼갔다. 말을 한다고 다른 곳에서 기술적으로 따라 할 수는 없지만 메두사를 참고해 이런저런 기능이 있다고 거짓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신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결과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영업이 어렵지 않다”며 “이 때문에 두 달 만에 글로벌 기업 7곳을 고객사로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바일 보안시장 세계 1등 목표

에스이웍스는 홍 대표의 두 번째 창업이다. 2008년 세운 쉬프트웍스는 2010년 인프라웨어에 매각했다.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려 했지만 기술보다는 회사 브랜드를 따지는 국내 관행이 한계로 작용했던 탓이다. 에스이웍스가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 대표는 “우리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우수한 보안 인력이 많다”고 했다. 세계적인 해킹 대회에 가보면 8강에 한국팀이 세 팀이나 올라오고 큰 콘퍼런스에서 한국인이 인정을 많이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보안 전문가들은 해외보다 국내에서 대접을 못 받고 있다”며 “해외에선 기술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에스이웍스는 올해 국내 벤처캐피털에서 연이어 투자를 받았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아시아가 투자했고 7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퀄컴벤처스가 각각 15억원과 5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이웍스의 기술력과 점차 중요성이 높아지는 모바일 보안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