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7일 09:25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투자경력이 20년 이상된 베테랑은 몇명이나 될까.

19일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 및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764명의 전문인력 중 20년 이상 투자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총 11명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랜 기간 벤처캐피털에 근무한 전문인력은 케이비인베스트먼트의 우동석 상무(25.8년)였다. 이어 신기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표(24.3년), 김호정 보광창업투자 대표(24.3년)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노용한 에스디벤처캐피탈 부장(23.5년), 김영석 케이비인베스트 본부장(23.4년), 이상익 케이비인베스트 이사(22.8년), 고정석 일신창업투자 대표(22년), 강지영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전무(21.8년)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B금융그룹 계열 창업투자회사인 KB인베스트먼트가 11명의 베테랑 벤처캐피털리스트 중 6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10년 이상 20년 미만의 벤처투자 경력을 보유한 '시니어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총 133명으로 나타났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동양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등 국내 메이저 창투사에 많이 포진돼 있었다.

이들은 2000년을 전후로 30~40대에 벤처투자 업계에 입문했다. 10여년간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를 한단계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들이다. 특히 정성인 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14년),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13.6년), 최병원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13.6년), 김종필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13.3년) 등은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벤처캐피털리스트'로 꼽힌다.

최근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인력부족 현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벤처캐피털들의 펀드약정 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전문 투자인력은 70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인당 평균 자산운용금액은 150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시장에서는 시니어 벤처캐피털리스트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미국에는 20~30년씩 꾸준히 벤처투자를 하는 매니저들이 많지만, 한국은 벤처투자 역사가 짧다보니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인력도 130여명에 그치고 있다"며 "국내 벤처투자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베테랑들이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실력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많이 양산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