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가파른 증가세…연내 1000조 넘어설 듯
가계 빚이 3개월 사이에 12조원 늘어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10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은행권 대출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이 늘면서 가계부채 구조는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가계신용은 991조7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2조1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은행을 비롯한 각종 기관의 가계대출과 카드 외상구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것으로 가계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통계다. 가계신용은 작년 말 963조8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963조1000억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줄었다가 6월 말 979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다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은 937조9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1조6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하반기 거래세 감면 혜택이 끝나면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가계신용 증가폭은 2분기(16조5000억원)보다 축소됐지만 가을 학기 학자금 대출과 제2금융권의 대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가계신용의 1000조원 돌파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유형 모기지, 취득세 인하 등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주택 대출을 중심으로 4분기에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